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라리 May 04. 2022

Dear.01

무슨 말부터 시작할까?

너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고민했어. 이제까지 내가 너를 무엇으로 불러본 적이 없더라고.

적당한 호칭 없이 부르기 좋을 만큼 편한 사이인 걸까. 어쩌면 부르기조차 어색한 사이인 걸까.

그래도 편지란 걸 쓰기에는 부르기 좋은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나만이 부를 수 있는 애칭이라고 하면 더없이 좋을 것 같아.

그렇다고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알파벳을 붙인다거나, 뜻 좋은 단어로 굳이 거창한 구색을 갖추고 싶지는 않아.

너는 그런 구색 없이도 군더더기 없이 멋있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조금 유치하지만 이름 사랑점을 생각했어.


이름 사랑점이라고 알지? 내 이름과 상대방의 이름의 획수를 사.랑.해로 점을 치는 거야. 이름점이 '사랑해'가 나오면 영원히 사랑이 이루어진대. 이 뭣도 아닌 이름점이 너를 부를 이름을 만드는데 번뜩 생각이 나지 뭐야.

너도 몰랐지? 나한테 이렇게 유치한 면이 있다는 거.


아주 유치하게 내 이름과 너를 부를 이름의 이름점이 사랑해가 나오는 이름을 짓기로 했어.

그리고 이왕 유치할 거 유치의 절정을 달려보자는 마음으로 너를 '한'이라고 부르기로 했어.

왜, 예전에 유행했던 인터넷 소설 남자 주인공들의 이름에는 꼭 'ㅎ'이 들어가잖아. 혁이라든가 현이라든가.

너는 나에게 있어서 주인공이니까. 이 많고 많은 애정을 담아.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다. 유치하다고 놀려도 좋아.


그치만 너는 아마 조금 놀라다가 슬쩍 웃고는 내 머리를 쓰다듬겠지.

있지. 그 손길 사이사이에 너를 생각하는 내 마음이 묻어났으면 좋겠어.  


한아.

네가 날 잊지 않게 꽤 자주 편지를 쓸게. 네가 무너지지 않게 말이야.

작가의 이전글 나는 너를 응원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