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무언가

언젠가 당신이 잃어버린 것

별 것 아니라고 치부했던 무언가를 잃었다.

그런 것 하나쯤 없어도 내 인생에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무엇인가를.

크게 연연해하지 않았고, 크게 주의 깊게 살피지 않았던 것이 막상 사라지니 먹먹하고 허전한 느낌이 이따금씩 몰려온다.

나의 잘못으로 떠나간 것인지, 서로의 잘못으로 멀어진 것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애초에 머물지 않았던 것인지

언제, 어디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는 지금에서야 다시금 생각해본다.

혹시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그 무언가로부터 소리 없이 사라졌던 것일까?

어쩌면 소중한 것이었나? 되찾아야 하나?

기억이 점점 희미해진다.

무언가를 잃어버렸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들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

언젠가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채 가늠이 되질 않는 순간이 올 것 같다.

공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