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교수가 말하는 좋은 배우자는 OOO 사람입니다.
[페트병과 남편]
결혼 초기에 엄마가 집에 놀러 오셨어요. 함께 집에서 밥 먹고 앉아서 쉬고 있는데 남편이 1.5L 생수 페트병을 구기지 않고 그대로 베란다에 있는 분리수거 통에 넣는 거예요. 순간 짜증을 내며 "여보! 페트병을 구겨서 버려야지 부피 큰데 그대로 버리면 어떻게 해!" 남편은 입을 삐죽 내밀며 페트를 구겨 다시 버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가 저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씀하셨어요. "딸, 남편 행동이 거슬리면 네가 직접 해. 남편한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시키지 말고, 네가 직접 해.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면 싸움이 생기는 거야."
아주 작은 사건이었지만 엄마의 말씀을 듣고 한동안 멍했어요. 그리고 그날 이후 저의 행동은 바뀌었습니다. 남편의 크고 작은 행동을 보며 거슬리거나 바꾸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그날 엄마의 말씀을 떠올리며 시키지 않고 제가 직접 하게 되었어요.
물을 마시고 식탁에 컵을 그대로 두는 게 거슬리면 컵을 싱크대에 가져다 두었고 옷을 벗어서 걸어두지 않으면 제가 걸어뒀어요. 상대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어렵지만, 내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다 보니 기꺼이 제가 하게 되더라고요.
[이해가 아닌 인정]
이후 결혼의 연차가 쌓여가고 함께 살아가면서 이해가 아닌 인정이 필요한 거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흔히들 연애를 하거나 결혼 생활을 할 때 상대방을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들면 안된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인정해 줘야 한다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인정" 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연인이나 배우자와 다투다 보면 "도대체 이해를 못 하겠네."라는 말을 한 번쯤 해보셨을 거예요. 저도 많이 했던 말인데요.
그래서 이해가 아닌 인정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이해를 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인정해 버리면 논란의 여지가 없어집니다. 그저 함께 공존하게 되는 거예요.
[나름의 이유]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해라. 말은 쉽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상대방에게 강요하게 되기도 하고 행동의 지침을 내리기도 하는 제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남편이 지하철에서 가만히 앉아 있으면 가만있지 말고 책이라도 읽으라고 한다든지, 식사할 때 핸드폰을 보지 말라든지, 자고 일어나면 이불을 잘 펴놓으라고 던지요.
어느 날 문득 내가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했다면 그 나름의 이유가 있을 텐데 그런 사항은 고려하지 않은 채 내 기준에만 맞춰서 상대방에게 이래라 저래라 한건 아닌가 싶었어요. 그런 상황 속에서도 한 번도 불만을 토로하지 않은 남편이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이후 문제를 스스로 깨닫게 된 것에 대해 감사하며 태도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하면 그 행동이 제 기준에 맞지 않더라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라고 생각해요. 간단한 생각 같아 보이지만 효과는 굉장히 큽니다. 배우자의 행동에 욱! 하고 올라오려고 할 때 한 번 떠올려 보세요.
[오은영 교수가 말하는 좋은 배우자는 OOO 사람입니다.]
오은영 교수님이 좋은 배우자에 대해 언급하신 적이 있는데요. 오은영 교수님이 말하는 진짜 좋은 배우자는 "같이 있을 때 편안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어떤 상황이 와도 내 마음을 편하게 해 주는 사람. 그게 제일 좋은 거라고 해요. 그런 사람과 함께 있을 때 "내가 나여도 괜찮다."라는 안정감을 느끼는 거죠. 특히, 요즘 시대에는 이 느낌이 참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편안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요?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고 나의 행동에 이유가 있을 것이라 믿어주는 배우자입니다.
그런 배우자와 살고 계시나요. 만약 아니시라면 내가 먼저 상대방에게 그런 배우자가 되어줘 보세요. 상대방을 인정해 주고 신뢰해 준다면 따뜻한 존중과 사랑을 받은 배우자가 나에게도 같은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