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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지 Oct 16. 2024

아침루틴을 두 달 동안 해봤어요.

10년 차 직장인의 아침루틴 솔직 후기 

 아침에 본인 만의 아침 루틴이 있으신가요.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을 끄고 무거운 눈꺼풀을 올리며 겨우 잠에서 일어나 시간에 쫓겨 정신없이 출근 준비를 하고 회사로 향하는 모습.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아침 풍경일 거예요. 예전의 제 모습도 똑같았습니다. 생각조차 할 틈 없이 시작되는 하루에 쫓기듯 다니다 보면 일에도 시간에도 끌려다니게 되는 기분. 


 어느새 퇴근길 지하철에 올라 흔들흔들 휴대폰을 보며 집에 도착하면 침대에 누워 유튜브나 SNS를 하다가 잠이 드는 모습. 아마 대부분의 직장인들 모습이 아닐까 싶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살다 보면 이렇게 사는 게 맞는 건가, 퇴사라도 해야 하나,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들로 슬럼프가 오기도 해요. 


 이런 모든 문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직접 경험하고 효과도 분명한 방법이에요. 요즘 갓생이 유행하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보내거나 미라클 모닝을 하거나 다양한 추천 활동을 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그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을 제안드리고자 합니다. 



 바로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드는 거예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나만의' 아침 루틴입니다. 기존에 꼭 정해진 어떤 활동을 무조건 따라 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활동을 적용하는 거예요. 그렇다면 어떤 활동들을 아침 루틴으로 할 수 있는지 궁금하실 텐데요. 대표적으로 흔히 추천하는 것 중에 하나가 이부자리 정돈이에요. 저도 며칠 해봤지만 저에게는 그다지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저의 아침 루틴은 건강주스 갈아먹기와 아침 운동, 클래식을 들으며 하는 독서 세 가지예요. 이 세 가지 루틴은 제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보여줍니다. 저는 인생에서 건강과 성장,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건강해야 뭐든지 할 수 있고, 성장하면서 인간으로서의 성숙함을 느끼고, 순간과 매일의 행복이 모여 인생을 이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세 가지의 루틴이 생겼습니다. 저의 아침 루틴을 보여드릴게요. 



 알람 소리에 눈을 뜨면 간단하게 스트레칭을 해요. 

 자다가 깬 자세 그대로 발목을 뻗었다가 당겼다가 동그랗게 돌리고 허벅지에 힘을 주며 다리를 들었다 놓으며 천천히 잠에서 깨어납니다. 양치를 하고 나면 부엌으로 가서 자몽, 당근을 다듬어 믹서기에 물과 섞어 넣고 주스를 한 잔 마십니다. 재료가 떨어질 때를 대비해서 냉동실에는 케일, 셀러리, 블루베리를 얼려둬요. 그리고 운동복을 챙겨서 바로 집을 나섭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집 앞에 있는 크로스핏 체육관이에요. 

 한 달 전까지는 헬스장에서 혼자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근처에 있는 크로스핏 체육관에 흥미가 생겨 체험한 후 등록하여 두 달째 다니고 있어요. 혼자 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활기찬 에너지를 느낄 수 있고, 다 같이 서로 응원하며 한계치까지 운동할 수 있어서 무척 재밌어요. 매일 근력도 끈기도 성장하는 기분을 느끼고 있어요. 

 운동을 하는 모습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의 모습이기도 해요. 화장기 없는 맨 얼굴에 운동으로 불긋하게 물든 두 뺨. 광대뼈 위에 얹어진 기미, 주근깨와 여드름 자국이 고스란히 보이지만 이런 얼굴이 가장 나답고 그래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오는 가장 좋아하는 얼굴입니다. 


 1시간 정도 운동을 한 뒤에는 샤워하고 상쾌한 기분으로 바로 앞에 위치한 카페에 갑니다. 

 시원한 아이스 카페라테 한 잔과 크로크무슈를 시키고 미리 싸 온 삶은 계란 한 알과 함께 맛있게 먹습니다. 먹을 때는 제가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이 나오는 헤드셋을 쓰고 책을 읽어요. 최근에는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나오는 인생의 회전목마 OST 피아노 버전과 쇼팽의 즉흥 환상곡을 가장 많이 듣고 있어요. 쉴 새 없이 빠르게 이어지는 밝고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마치 깊은 산속 물 웅덩이 위에 떨어지는 수 만개의 빗방울처럼 마음을 간지럽히며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기분이에요. 특히 매일 똑같은 음악으로 독서를 시작하면 그 음악을 듣는 순간 뇌가 속삭입니다. '자, 이제 독서할 시간이야.' 자연스럽게 책에 집중하게 되면서 책을 읽기에 최상의 컨디션과 자세가 나오더라고요. 아침 시간에는 집중력이 좋고 특히 운동하고 난 뒤에는 생물학적으로도 집중도가 향상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설보다는 제 무의식에 새기고 싶은 자기 개발서를 읽어요. 내 삶에 바로 적용하고 싶은 것들은 메모를 하기 위해 작은 노트도 꼭 함께 들고 다닙니다. 요즘에는 운동도 좋지만 운동 후 클래식을 들으며 독서하는 시간이 정말 좋아서 그 시간을 위해 운동을 하는 기분이 들기도 해요. 



 그렇게 보통 40분 정도 좋아하는 취향의 클래식을 곁들인 독서를 하고 나면 출근길에 오릅니다. 

 아침에 뭔가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거예요. 운동과 독서로 채운 아침 시작으로 마치 오늘 하루 전체를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았다는 만족감과 뿌듯함 게 마음이 풍족해진다는 것을요. 자연스럽게 출근하는 길 발걸음은 가벼워지고 얼굴에는 미소를 가득 띠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된 하루는 대부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요. 여유가 넘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니 같은 상황에서도 더 현명하게 대응하게 되고 웃는 얼굴로 좋은 에너지를 품고 일도 사람도 대하게 됩니다. 아침을 나를 위한 시간으로 시작하고 나니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들면서 어떤 일에도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아침 두 시간의 루틴이 변화시킨 제 하루는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어요. 

 변화한 하루하루가 모이니 제 삶 전체가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독서하는 시간들이 쌓이면서 제 삶을 더 현명한 태도로 살아가게 된 점도 큰 변화예요. 아침에 어떻게 두 시간이나 그렇게 보내냐며 고개를 절레절레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이 루틴은 저에게 맞는 방식이고 이 글을 읽는 누구나 본인에 맞춘 새로운 루틴을 만들 수 있어요. 아침에 시간이 부족하다면 기상 후 5분 동안의 명상을 한다던지, 잠시 책상에 앉아 감사한 내용에 대해 3가지 간략하게 적는다던지, 화장실 거울 앞에 서서 '오늘도 넌 잘 해낼 거야. 네가 원하는 대로 인생을 살아가게 될 거야.'라고 긍정의 자기 확언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몇 시간을 들이지 않더라도 단 몇 분만으로도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 수 있어요. 

 그런데 루틴을 만들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요. 바로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거예요. 막연히 다른 사람이 이렇게 하니까 하고 따라 하는 것보다 자신에 대해 알고 추구하고 알맞은 루틴을 가졌을 때 실행력도 높아지고 내가 살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성에도 잘 맞춰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나만의 루틴에 인생에서 중요시하는 가치를 담으면 잘 지키게 되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하게 됩니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위로인지, 휴식인지, 열정적인 활동인지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내 모습을 객관적인 시선에서 제삼자가 바라보듯 한 번 바라보면 나의 상황을 더 정확하고 또렷하게 인지할 수 있게 됩니다. 

 나만의 아침 루틴을 아주 작은 것부터 하나씩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보세요. 나의 마음과 표정이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실 거예요. 나만의 아침 루틴을 세우려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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