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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깨닫는마음씨 May 02. 2024

영원의 숲 #5

"숲의 마법"




  자신이 대체 무슨 일을 하고 사는가를 이해하는 일은 좋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랑스러운 것을 볼 때 "사랑해."라고 말하는 것보다 "사랑 많이 받고 있구나."라고 말해보는 일은 그런 면에서 유익하다.


  그것은 사랑을 많이 받고 있다.


  그것을 사랑스럽게 보는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 자신은 바로 그런 일을 하고 살고 있던 것이다.


  어떤 것이 사랑받을 때는 더 화사한 빛으로 감싸이고 그 색이 생생해진다. 더욱 살아있는 것처럼 살아있다. 심지어는 무기물이라 하더라도 생명이 깃든 것처럼도 보이게 된다.


  이것은 숨결을 불어넣는 숲의 마법.


  누구나 마음속에 깊고 신비한 숲을 가진 우리는 다 이 마법을 쓸 줄 안다.


  실제적인 마법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두 가지를 그만두어야 한다.


  고집과 노력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는 다 과거에 대한 집착의 기제다. 과거에 경험한 것이나 과거로부터 쌓인 것으로 특별한 결과를 이룰 수 있다는 조건적 믿음이 낳은 결과다.


  이러한 기제들을 지속하다보면 그래서 점점 더 비실제적인 존재가 된다.


  실제적인 차원에서는 인간이 서있는 근본적 지평은 조건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떤 특별하고 위대한 조건을 달성했기에 지금 호흡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생명의 숨결은 무조건적이다.


  그것은 무조건적으로 우리를 살게 한다. 바로 이 현재에서.


  고집과 노력은 결국 이러한 살아있음에 대한 저항이다.


  그럼으로써 상실되는 것은 사랑의 감각일 것이다.


  사랑이 삶의 특권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끝내는 기억해내고야 만다. 살아있다는 것은 사랑이라는 특권을 행사할 기회이며, 이 기회는 둘도 없는 유일한 것이다.


  그러나 오해되지 말아야 할 것은 참된 권리란 누군가에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내 자신이 바로 행사하는 것이다.


  내가 이제 사랑해보려고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 얻은 이 특권을 늦기 전에 마음껏 누려보고자 한다.


  그것은 우리에게 불어넣어진 것처럼, 숨결을 불어넣는 일.


  조잡한 조건들을 걸지 않고, 내 주변을 어여쁘게 더 생생한 것으로 빛내는 일.


  소중하게 정성을 다하는 일이다.


  우리가 바로 그렇게 생명을 받았던 것처럼, 그와 같이, 그와 닮아가며.


  삶이 이러한 의미로 다시 드러날 때 우리는 분명하게 알게 된다.


  살아있다는 사실 자체가 마법이라는 것을.


  매일 그렇게 숲의 마법을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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