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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궁리인 May 24. 2023

인사만큼은 적극적으로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볼 수도


 #1  너무 한 거 아닌가요?

 

 새로운 시장을 업계 최초로 개척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점장으로 임명되었을 때다. 어려운 일을 해낸 성취감과 더불어 회사에서도 알아 주니 자신감이 넘치던 시기였다.


 모지점에서 분리된 신설 지점이고 직원수도 10명을 갓 넘었지만 그저 신나기만 했다. 그러나 그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인사 발표 명단을 보니 부아가 치밀었다.


 일 좀 한다는 직원들은 영업, 지원 할 것 없이 죄다 모지점으로 발령이 났던 것이다. 차, 포를 떼고 장기를 두거나 중심타자 없이 야구를 하는 꼴이나 다를 게 없었다.


 사전에 일언반구 상의도 없이 초임 지점장이라고 마음대로 한 K지점장의 처사가 괘씸했다.


 지점장님. 이런 법이 어디 있습니까? 일 좀 한다는 직원들은 다 모지점으로 배치하는 게 맞습니까?”

 


 느닷없는 전화에 당황한 것이 느껴진다. 생각지 못한 반응이었던 모양이다.


“자네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그 직원들도 잘할 거야”

 

“그래도 사전에 저와 상의를 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당시만 해도 드문, 후배의 생각지 못한 반응에 얼버무리며 연말에 다시 이야기해 보자 한다. 결국에는 두 지점 다 좋은 성과를 거두어 유야무야 끝나기는 했다.


 만히 있으면 손해 볼 수 있으니, 인사 문제는 미리 챙겨야 한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2  페어플레이가 필요해


 12월이 되면 으레 인사팀에서 부서장의 직원 인사에 대한 의견을 구한다. 전출 전입자와 유지 대상으로 사유를 기재해 통보하라 한다. 형식적이지만 필요한 작업이고, 부서 입장에서도 중요하기에 정성을 들여 작성하곤 했다.


 서면으로 부족할 때는 찾아가거나 전화로 의견을 제시하, 그들의 선택을 돕기 위해 3순위까지 적임자를 이야기하기도 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 않는 일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부서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해야 했다.


 어느 날 P차장이 결재 서류를 들고 들어온다. 돌아서는 길에 멈칫하더니,


“어제 몇몇이 술 한잔 하는데, C부장이 인사팀 사람들이랑 같이 있더라고요.”


 

 그가 평소 인사 쪽 사람들과 친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항상 일 잘하는 직원들이 많이 배치된다고 말이 많았다.


 “그 부서 사람들한테 듣자니 경비 대부분은 인사팀 관리하는데 쓴다는데요.”


 설마 했지만 기분이 안 좋았다. '뭐 하는 건가' 하고 울컥했지만 인사부서에 대한 실망감이 더 컸다. 公私 구분을 가장 철저히 해야 하는 부서임에도 시대에 맞지 않는 그들을 보노라니 말문이 막혔다.


 어디나 불공정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성과와 성적을 평가해 심한 경우, 책임을 물어 퇴직으로 연결되는 세상인데…


 어찌 보면 그는 결과만 따지는 회사의 생리를 일찌감치 터득한 처세의 달인인지 모르겠다.


 ‘人事가 萬事’라는 말이 절로 떠올랐다. 더 삼가고 공정해야 하는데…


 자연스레 이 십여 년 전, 대기업 인사 부서 관리자에게 들은 ‘인사와 관련된 소양 교육을 몇 달 받는다’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시대와 상황을 떠나 인사부서는 최우선 가치를 공정함에 두어야 하지 않을까?


 그들이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손해를 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인사 배치와 관련해 상대적으로 조용하거나 의견을 말하지 않는 경우, 불이익을 경험하기도 한다. 반영이 안 되니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가만히 있으면 손해 보는 세상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성적과 평가가 우선시 되는 세상이다. 부서 평가는 팀원들의 평가와 연봉과도 직결된다. '고압적인 상사라도 부서 평가가 좋으면 수긍이 된다'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이해가 갔다.


 임부서장은 외로운 자리다. 부서와 자신이 손해 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자신 안에 숨은 페르소나를 일깨워, 인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해 보자.  



이미지 출처 : 제목  #1  #2 – 픽사베이, tvN 미생


#직장 #팀장 #인사 #팀원 #처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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