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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열 Nov 22. 2022

이혼 할 때 만나게 되는 사람들 2

장모

[장모]


다시 핸드폰을 꺼내서 번호를 눌렀다


“김서방 이 시간에 무슨 일인가?”


“어머님, 지금 급하게 저 좀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왜 그래? 무슨일인지 말 좀 해주게...애들이 아픈가? 걱정되게 안 좋은 일인거야?”


“전화로 말씀 드리기 좀 그래요...괜찬으시면 지금 집으로 좀 와주세요...”


“아휴...알았네...”


전화를 끊고 난 뒤 와이프가 소리를 치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

이렇게 까지 해야되는거냐면서 한번 눈 감고 넘어가면 안되는거냐고...

부모한테 까지 말해서 나 죽일거냐고...

정신 나간 사람처럼 화냈다가 어이없어 하다가 웃다가 울다가 난리 난리를 피워 댔다.

그 소리에 잠자고 있던 두 아이들이 방에서 깨어 나왔다. 실성한 엄마의 모습에 놀란 두 아이들은 울먹이며 엄마,엄마를 부르며 품에 안기어 이 어색한 상황을 바라만 본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그 놈은 옷을 입게 하고 계속해서 방 구석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얼마 후, 초인종 소리에 나는 현관문을 열었다.

놀란 장모와 함께 아랫 처남이 동승을 해서 집으로 들어섰다


“매형~ 무슨 일이야? 이 시간에 급하게 오라고...”


나는 아무 말 없이 장모와 처남을 작은 방으로 안내했고, 방문을 열자 그 놈과 장모의 눈이 마주쳤다.


“김서방, 저분은 누구신가?”


“저도 잘 몰라요...집사람에게 물어보세요...”


“누나~~뭐야? 저 새끼 뭐야?”


나는 장모에게 그 놈이 방금 전에 적은 종이와 동영상까지 보여주었다.

갑자기 처남은 그 놈을 향해 달려가더니 발길질을 시작했다


“야이 개새끼야~~너 뭐하는 놈이야? 미친새끼네”

쌍욕을 해가면서 처남은 그놈을 연신 발과 주먹으로 패대기 시작했다

나는 처남을 말리며 진정을 시켰고, 장모는 집사람에게 추궁하기 시작했다


“너 이게 무슨 일인지...설명해...어유 창피하고 남사시러워서...정말 ...어서 말해봐.

아니지? 김서방이 지금 장난 하는거지?”


“....”


“대답해...맞아? 이게 사실이야? ”


“...응 다 맞아...다 끝났어...”


그러자 장모는 울음을 터뜨리며 큰 아이를 껴 안고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것도 잠시 나를 보자 앞으로 달려와 내 두 손을 붙잡고 머리를 조아리며 계속 용서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김서방...애들을 봐서라도 한번 만 눈 감아주면 안 되겠나? 내가 평생 이 죄 갚으며 살테니...이 못난 장모를 봐서라도 한번만 용서해주게..김서방~~~”


“매형~~한번 만 용서해줘요...매형”


나는 그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정신이 멍해져서 그냥 창 밖만 바라보았다. 

경찰에 신고를 할 용기는 없었기에 나는 생각 끝에 장모를 부른 것이었다. 

적어도 부모만큼은 이 사실을 알고 부인하질 않을 테니까...경찰보다 더 무서운게 어쩜 부모일테니까. 

변명할 수도 없고, 감출 수도 없을 테니까 오늘의 이 진실은 적어도 누군가는 알아야 하니까...

어쩜 아내와 장모에게 너무 나 큰 치욕을 안 긴 것이다. 해서는 안 될 몹쓸 짓을 벌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도 아니고 그럴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난 이미 세상이 무너지고 앞이 보이질 않았다. 아니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내 인생이 이렇게 망가지는건지 하나님을 원망했다. 이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부터 당장 뭘 해야할지도 막막했다


“매형, 저 새끼 어떻게 할거예요? 경찰에 신고할까요? ”


“신고? 니 누나랑 바람 핀거 동네방네 다 알릴거야? 저 새끼를 무슨 죄로 신고를 해? 그냥 보내줘...

이미 신원파악은 다 했고 동영상으로 자백까지 받아 놨으니..”


“그냥 보내면 어떻게?”


“됐어...내가 알아서 할테니 이제 보내”


장모는 계속해서 가슴을 치면서 울고 있고, 눈치를 보면서 그 놈은 연거푸 고개를 숙여가면서 인사를 하고 뒤로 내빼듯이 집을 나갔다.

“매형, 나가서 담배 하나 피죠?”

<3부에 계속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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