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것저것 Aug 22. 2022

삼청동 RM 투어 : 유영국, 정영주 개인전

국제갤러리, 학고재 전시 관람기 


유영국 개인전 - <Colors of Yoo Youngkuk>


#1.

RM 투어, BTS의 RM의 발자취를 따라 여행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 RM은 미술 애호가여서 전시를 주로 보러 다닌다고 하는데 덕분에 요즘 미술관,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 관계자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날씨가 무척 좋았던 일요일, 삼청동 '국제갤러리'와 '학고재'를 방문하며 RM 투어를 했다. 사실, 나는 몰랐는데 전시메이트께서 이런 핫한 플레이스를 알고 데려와 주셨다. 이 글을 빌려 감사를 드려야겠다.



 국제갤러리에선 유영국 화백의 <Colors of Yoo Youngkuk> 개인전이 열렸고, 학고재에선 정영주 개인전 <Another World>가 열렸다. 좋은 날씨, RM의 방문, 그리고 전시 마지막 날이 겹쳐서 사람이 무척 많았다. 블로그에 검색해 봤을 땐 다들 한산하게 보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던데, 그건 살짝 아쉬웠다. 그래도 꽤 만족스러웠기에 이렇게 글을 남겨본다 :)




#2. 

"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 유영국


 전시관에 들어서서 처음 든 생각은 '너무 어렵다'였다. 추상화를 좋아하거나, 자주 접한 것도 아니어서 정말이지 추상적으로 느껴졌다. 전시를 볼 때 아무 설명 없이 한 번 쭉 보고 나서 설명을 보는 게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어 곧바로 설명문을 읽어 보았다. 유영국 화백은 '산'을 모티브로 한 추상화를 많이 그렸다고 한다. 듣고 보니 조금씩 다르게 표현됐어도 다들 산처럼 보였다. 전체적으로 원색들을 다채롭게 섞어 놓은 작품이 많았다. 회사에서 엑셀을 사용할 때면 기본으로 지정된 색들이 너무 쨍한 색들이라 맘에 들지 않았는데, 이곳에서 본 원색들은 잘 어울리면서도 강렬하게 다가왔다. 


<Work>, 1971, Oil on canvas, 137 x 137 cm

 개인적으로 위 작품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기하학적인 도형과 화려한 색감. 조금이나마 배운 표현을 빌리자면, 형태는 차가운 추상인데, 색감만 보면 따뜻하게 느껴졌다. 저런 대칭적인 형태를 보고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작품을 쭉 보면서, 작가님이 어떤 산들을 다니면서 이런 그림을 그렸을지 궁금해졌다. 갤러리에 추상화 말고도 작가의 드로잉, 사진 등의 다양한 작품이 있었는데, 다음 갤러리도 들러봐야 해서 여유롭게 관람하진 못했다. 다음에 유영국 화백의 전시가 열리면 아마 전시 초부터 관심을 갖고 여유롭게 봐야겠다!



#3.

한지는 빛을 흡수한다. 

나를 기꺼이 받아줄 곳은 어디일까.

내 마음속 따뜻한 마을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

- 정영주


 정영주 작가의 <Another world>는 어려웠던 직전 전시에 비해 한눈에 들어왔다. 오밀조밀 초가집이 모여있는 마을 속 불빛이 환하게 보였다. 작품을 보자마자 정말 놀랐다. 어떻게 이렇게 신선하게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마치 작품이 진짜 빛나는 것 같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한지를 꼬아서 질감 처리를 하고, 물을 들인 건지 칠한 건지 색을 입힌 것 같았다. 살짝 아쉬운 건 수십 개의 작품들이 다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었다. 갤러리 설명 글을 보니 작품들 이름이 다 달랐는데, 한눈에 보기엔 너무 비슷해 보였다. 그래도, 짧은 시간에 신선한 충격을 받아서 꽤 만족스러웠다!



#4.

 날씨도 무척 좋고, 건물도 예쁘고, 무엇보다 골목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짬짬이 사진을 찍었는데, 어딜 찍어도 다 만족스럽게 나왔다. 미러리스 카메라를 사 두고 방치해놓고 있는데, 이런 곳이라면 출사를 나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예쁜 것도 예쁜 건데, 이 동네는 꽤나 한국적이고, 또 예술적이어서 관광코스로도 정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골목골목 다니면서 외국인을 꽤 많이 보았다. 이번 삼청동 투어는 전시도 좋고, 산책하기도 정말 좋았다. 언젠가 시간 내서 꼭 다시 와 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독후감] 나는 옐로에 화이트에 약간 블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