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은... 까맣습니다!
얼마 전 유럽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의 첫 도시는 런던이었는데요,
런던 IN, 로마 OUT이라는 말의 어감이 썩 괜찮게 들려서
한동안 주문처럼 런던 인, 런던 인, 거리고 다녔던 기억이 나네요.
아무튼 처음 도착해서 짐을 풀고, 한바퀴 둘러보기 위해 잠시 나왔는데,
런던에 대한 제 첫 감상은 이랬습니다.
"생각보다 까맣다..."
템즈 강은 까맸습니다. 어두운 잿빛의 강을 보니, 청량한 한강의 물색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서도, 지하를 달리던 지하철이 일순간 탁 밝아지는 느낌과 함께 한강 철교에 진입하는 순간을 정말 좋아합니다. 아직도 그때가 되면 고개를 돌려 한강을 바라보곤 해요.
그런 저에게, 템즈강은.. 유감스럽지만 '까맣다' 이상의 감흥은 들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손조차 담그고 싶지 않더라고요.
하늘도 영 뿌연 게, '영국의 회색 하늘'이라는 말이 어떤 말인지 드디어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유럽 여행 전체에서 이 런던이라는 도시를 제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파리로 가는 유로스타를 즉흥적으로 미루고, 2박을 더 머물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