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나. 무슨 매체를 골라야 할까?
최근 작업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
21살에 처음 아이디어가 떠올랐으니, 벌써 4년이나 묵은 프로젝트이다.
그동안 꾸준히 작업을 시도해 왔으나, 계속해서 초안 단계에 머물렀었다.
이번엔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이 든다. 꽤 많은 부분까지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처음 12페이지를 작업하고 나자 작업이 루즈해졌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많은 품을 필요로 한다.
모든 이야기와 대사에 일일히 그림을 그리는 것은 지금의 나에게 굉장히 버겁다.
그리고, 긴 글로 묘사하고 싶을 때가 많다.
집에 갖고 있는 여러 걸작 그래픽노블이 있는데, 이들은 주로 대사보다는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너무도 아름다워서 질투가 날 정도이다.
그에 비하면 내 이야기는... 너무나 따분하고 설명적이다.
내 이야기의 장점은, 치밀하고 개연성 있는 스토리 구성이다.
하지만 한정된 '페이지'와 '컷' 안에 내 이야기를 담아내다 보니, 내가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이야기들의 대부분을 잘라내야 했다.
하지만 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각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싶을 때도 있다.
이때를 위해서만 삽화를 그리는 건 어떨까?
어쩌면 이 글은 내 프로젝트를 위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지도 모른다...
형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작업물의 일부. 내가 정말로 글 없이 그림으로만 전달하고 싶은 감각은, 어쩌면 삽화만으로 충분할지도 모른다.
일단, 이 게시물을 올린 이후부터는 글로만 작업해 봐야겠다.
지금은 시행착오라고 생각한다. 어떤 매체가 더 나에게 맞는지 알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