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 가장 뜨거운 얼굴.
그는 주름 하나, 숨소리 하나에도 인생을 담아낸다. 아무리 극단적이고, 비현실적인 상황 속의 인물이라도 최민식이 연기하면 마치 어딘가에 꼭 그와 같은 사람이 살고 있을 것 같은 현실성이 느껴진다. 조폭 같은 검사, 북한 특수요원, 아내의 불륜에 괴로워하는 소시민, 사랑에 빠진 삼류 깡패, 천재 예술가, 짐승 같은 연쇄살인마, 카지노 제왕, 풍수사, 그리고 역사적 영웅이 최민식의 얼굴을 나눠가졌지만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의 그릇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 차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만큼 그는 크고 깊은 배우다.
- CGV 피카디리 1958 - 2010년대 명예의 전당 배우 선정
최민식은 정극 연기를 배웠고, 데뷔 이후로 연극과 드라마를 거쳐 영화계에도 큰 족적을 꾸준히 있는 대배우다. 박찬욱 감독에 따르면 자연주의자 송강호와 비견될 수 있는 고전주의자로 정의내릴 수 있다. 그의 대표적인 퍼포먼스들을 살펴보자!
#10 : 김상덕 (파묘 2024)
국내 최고의 지관(地官)/풍수사이며, 호는 호안(虎眼)이다. 꼬장꼬장하고 생색도 잘 내지만,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의 의견도 귀담아듣는 열린 사고의 소유자다. 주인공 4명 중 오행에 밝아 일본의 음양사에 대적하는 포지션인 동시에 관객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화자 역할이다. 차량 번호가 '49 파 0815'에 광복절이 들어가 있고, 동명의 독립운동가에게서 이름을 따온 것으로 보인다.
#9 : 박춘섭 (서울의 달 1994)
시대의 상징 같은 국민 드라마, 1994년 그 당시에는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였던 옥수동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신분 상승을 꿈꾸는 사람들의 일상과 사랑을 그려냈다. 시청률 40%를 넘는 인기 못지않게 작품성까지 뛰어난 수작이다. 요즘 드라마와 다르게 현실에 존재할법한 서민들의 생활상이 리얼하게 표현되어 있다.
바른 생활 사나이 이미지로 인식되던 한석규를 일확천금을 노리고 시골에서 상경한 제비 사기꾼으로, 〈야망의 세월〉이후 ‘거친 남자’ 이미지가 강했던 최민식을 어리숙하고 순박한 시골 남자로 캐스팅한 것이 신의 한수가 되었다. 그리고 한석규는 이 드라마의 김홍식 역을 자신의 최고의 캐릭터로 꼽았다.
#8 : 이순신 (명량 2014)
최민식의 최대 흥행작, “아무리 공을 세워도 임금은 무시한다. 그럼에도 어떻게 저런 무조건적인 충성심이 나올까. 처음에는 ‘그도 사람인데’라는 생각으로 접근했지만,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그는 그야말로 완벽한 인간이었다. 생사를 넘나드는 상황에서 어찌 그럴 수 있었을까.”라며 최민식은 자신의 이해 너머에 있는 이순신을 연기하는 것이 혹여나 이순신에게 누를 끼치는 것은, 아닌지를 걱정했다. 그래서 〈한산〉, 〈노량〉에 출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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