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 TOP 100 (上)

Asian Cinema

by TERU

아시아-태평양 경제가 발전하고, 정치적 올바름(PC)이 대두되면서 최근 몇 년 동안 아시아 영화는 다양한 국가의 영화 관객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에 따라 아시아 영화들이 더 많은 화제와 찬사를 받게 되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아시아 영화를 정리해 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선정기준

①수상 여부는 장식에 불과하다. 순위선정과 무관하다.

②아무리 훌륭한 작품이라도 2편이상 동일한 감독의 영화는 제외했다. 예외가 딱 한 분 계시긴 하다.

최대한 다양한 국적의 영화를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그러기 위해서 자본의 국적에 얽매이지 않고, 영화제작자나 주제, 역사·사상·문화에서 동양적이라고 판단되면 포괄적으로 다루기로 결정했다.



#100 : 케이팝 데몬 헌터스 (KPop Demon Hunters·2025) 매기 강 外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주제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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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은 세계적이다. 중국, 태국, 필리핀의 대중음악을 '아시안 팝(Asian Pop)'이라며 수출한다. 우리를 비롯한 아시아 음반사들(기획사)은 서양에 보낼지만 관심이 있었다. 할리우드는 가상의 걸그룹이 초자연적인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는 이중 생활을 그린 작품을 만들었다. 넷플릭스 사상 최다시청수를 기록하며 빌보드와 스포티파이 차트를 폭격하고 있다. 서양 어린이들이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통해 친숙해진다면 앞으로 케이팝의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만약 이런 서사가 없었다면 케이팝은 영미나 유럽에서 지속성을 유지하기 힘들다. 문화 탓도 있지만, 거리나 비용 문제도 크기 때문이다. 정책적으로 보내지 않아도 이미 스스로 교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류가 뿌리내리는 데 공헌할 것이다.



#99 : 엽기적인 그녀 (My Sassy Girl·2001) 곽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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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영화의 시조새, 대한민국은 물론 아시아 전역을 평정한 기념비적 작품, '나우누리‘에 연재됐던 작가의 실제 연애담을 영화화했다. 이후 국내 영화계에 인터넷 소설 각색 붐을 불러왔다. 차태현과 전지현이 교복을 입고 당당하게 '민증'을 내밀며 나이트클럽에 입장하는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탄생시켰고, 대체 불가한 유일무이한 독보적인 엽기녀를 선보인 전지현은 스타덤에 올랐다.


해외 관객과 비평가들이 엽기적인 그녀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 ‘이질적인 장르의 충돌’을 꼽았다. 이게 무슨 말일까? 아무리 파괴적이고, 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코미디영화라도 무조건 신파·감동으로 끝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다. 처음 접한 해외 관객 입장에서는 너무나 신기하게 비쳤을 테다. 안전한 습관이 국경과 언어를 넘자 어느 새인가 영화의 개성으로 탈바꿈한 셈이다.



#98 : 그린 파파야 향기 (The Scent Of Green Papaya·1994) 트란 안 홍

칸 영화제 황금카메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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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감독 트란 안 홍과 베트남 요리'파파야'를 국제적으로 알린 명작, 주종관계라는 봉건제의 잔재를 넘은 사랑과 여인이 경험한 전쟁의 폭력성을 다룬 영화다. 베트남이 은폐해 왔던 사회모순을 다루고 있기에 촬영 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프랑스에서 세트를 짓고 촬영했다. 트란 안 훙은 '플랑 세캉스(하나의 쇼트가 한 시퀀스를 구성하는 기법)’을 신봉한다. 영화는 설명 없이 이미지로만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그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



#97 : 인시앙 (Insiang·1976) 리노 브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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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칸 영화제에 처음으로 초청되면서 필리핀 영화가 해외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리노 브로카 감독은 필리핀 뉴웨이브의 선봉장이 되었다. 인시앙(힐다 코로넬)은 어머니에게 학대를 받으며 살아간다. 어느 날 마을 불량배인 다도가 인시앙을 노리고 엄마와 동거를 시작한다. 다도에게 겁탈당한 인시앙은 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자친구를 찾아가지만, 그는 인시앙을 배신한다. 어머니는 겁탈당한 딸만 비난할 뿐이다. 리노 감독은 단순한 이야기를 필리핀의 밑바닥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돌파해 나간다. 순수했던 인시앙의 예측 불가능한 복수가 시작되면서 특별한 영화적 경험을 안긴다.



#96 : 배드 지니어스 (Bad Genius·2017) 나타우트 푼프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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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우트 푼프리야 감독은 태국의 대입시험 정답 유출의 실제 사례에서 착안했다. 시험장에 케이퍼 무비 장르를 끌어 들여와 컨닝이라는 단순한 소재로 쫄깃쫄깃할 상황을 연출한다. 좁은 책상에 앉은 학생들의 놀라운 뒷거래 현장은 웬만한 사기 행각 저리 가라이다. 교실마저 잠식한 자본주의 논리와 빈부격차, 공교육 불신에서 전 세계 수험생의 단면인 것 같아 씁쓸했다.



#95 : 베터 럭 투마로우 (Better Luck Tomorrow·2002) 저스틴 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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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인종과 민족이 섞여 사는 미국에서 동양인은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교육열이 높고 준법정신이 투철한 범생이들로 인식되고 있다. 저스틴 린의 〈베터 럭 투마로우〉은 흑인, 라틴계에 비해 시장성이 없는 것으로 여겨져 온 아시안계 미국인 시장을 겨냥한 필름메이킹의 물꼬를 텄다. 이 당시만 해도 할리우드에서는 아시아 배우는 쿵푸 액션이라는 공식에 갇혀있었다.


영화가 다루는 청소년 문제가 인종을 초월한 보편성을 지닐 수 있는 것은 감독이 '힙합 등 주류 문화에서 범죄에 대한 동경'이 확산되는 것에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1993년 오렌지 카운티의 명문 사립고 서니힐스의 우등생 5명이 중국계 학생을 살해한 이른바 ‘우등생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해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부촌에 사는 고교 우등생이 범죄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렸다. 〈베터 럭 투마로우〉은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영화와 배우에 대한 편견을 깨는 데 일조했다.



#94 : 취화선(醉畵仙, 2002) 임권택

칸 영화제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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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소뜸, 1985〉과 더불어 '구도를 향한 방랑', '이식된 근대화의 상처', '민초의 고난', '한국 전통문화의 복원' 등 임권택의 모든 미학이 집대성되어 있다. 조선 말기의 화가로 신윤복, 김홍도와 함께 조선 후기 미술을 대표하는 거장인 오원 장승업(1843~1897)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임권택 감독 특유의 구도를 향한 방랑, 이식된 근대의 상처, 민초의 고난, 한국 전통문화의 복원을 산수화처럼 망라하면서도 그들 모두를 초월한 미학적 고심을 〈취화선〉의 중심에 뒀다. 최민식은 인간적 자족과 미적 결핍, 진경과 선경, 시대적 소명과 초월적 욕망 같은 충돌하는 내적 갈등을 연기했다. 예술을 위해 인간적인 욕망과 번뇌를 뿌리치지 못하는 인간적인 약점이 영화의 형식미에 불균질한 생채기를 낸다.



#93 : 홍등 (大紅燈篭高高掛·1991) 장예모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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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예모 감독은 중국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어갔던 "제5세대"의 존재를 세계영화계에 본격적으로 알렸다. 1920년대 중국, 송련(공리)은 대학을 중퇴하고 계모의 강요에 못이겨 지극히 봉건적인 가문인 진 어른댁에 네째 첩으로 들어간다. 진씨는 네 명의 부인 중에 매일 한명을 택해 잠자리를 같이하는데 선택당한 부인의 처소에는 그날 밤 홍등을 밝히는 가풍이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온다. 〈홍등〉은 고착화된 사회적, 젠더적 역학을 통해 기대와 현실, 희망과 절망의 충돌을 화려하게 촬영했다. 궁극적으로 관객을 제외하고 아무도 승리할 수 없는 첩들의 정쟁은 종종 무성 영화의 시각적 순수성과 강렬함을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장예모는 과다하다 싶을 만큼 강렬한 색채 이미지를 매개로 민중의 역동성과 집단행동을 찬양하지만, 불필요한 탐미주의와 과도한 형식주의라는 비판을 사기도 했다.



#92 : 가버나움 (Capernaum·2018) 나딘 라비키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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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동안 베이루트의 빈민가 아이들을 조사한 나딘 라비키 감독은 현실을 담아내는데 주력한다. 실제 난민출신인 자인 알 라피아에게 주인공을 맡겼고, 불법 체류자 등 비전문 배우로 꾸렸다. 감정을 자극하는 신파가 있는가 하면, 또 한편으로는 이토록 생생한 리얼리즘이 동시에 존재한다. 계산된 연기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레바논 사태의 본질에 대한 흥미로운 논문을 탈고했다.



#91 : 취권 (醉拳·1978) 원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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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코미디를 알린 출세작, 성룡은 월드 스타가 될 자격을 스스로 쟁취한다. 채플린, 키튼, 로이드의 무성 영화에서 착안해, 슬랩스틱 코미디와 놀라운 무술 동작을 조합해 할리우드까지 그 명성이 전해졌다. 잘 짜인 액션이 돋보이나 영화가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여러 세대의 관객을 매료시킨 것은 영화의 따뜻한 마음이다. 누구든 배우고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는 간단한 메시지가 매우 쉽게 와닿는다. 참고로 취권(醉拳)은 성룡이 만들지 않았다. 황정리가 취객의 동작을 보고 영화 촬영을 위해 창안한 무술이다.



#90 : 린다 린다 린다 (Linda Linda Linda·2005) 야마시타 노부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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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영화 강국답게 단순한 줄거리에 낭만적 시각으로 청춘의 시련을 이겨내는 꿈과 희망을 설파한다. 서구권에선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코미디 방식이 짐 자무시에 비견되었다. 혹은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슬랙커(Slacker) 코미디처럼 사회적 배제감과 문화적 표류를 포착했다는 호평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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