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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딩턴*민주주의를 갉아먹는 테크노 파시즘

Eddington(2025) 스포일러 리뷰, 해석

by TERU

2020년 5월, 멸망이 다가온 것처럼 보였던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던 초기, 뉴멕시코 주의 깡촌 에딩턴의 보안관 조 크로스(호아퀸 피닉스)는 천식으로 마스크 쓰는 것이 힘겹다. 보수주의자인 그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 마을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페도필리아 관련 음모론을 설파하는 사이비 교주 버논(오스틴 버틀러)을 맹신하는 아내 루이스(엠마 스톤)와 9/11 테러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믿는 극렬 음모론자 장모 던 (데어드르 오코넬) 앞에서는 한없이 무기력하다. 그러다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추진하는 시장 ‘테드 가르시아(페드로 파스칼)’에 반발해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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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와 테드의 대립은 이념적 차이가 아닌 내밀한 곡절이 숨겨져 있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루이스는 16살 때, 임신했다. 조는 테드의 아이라고 믿고 있지만, 테드는 스킨십을 하지 않았다고 부인한다.


에딩턴 마을에는 나쁜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조는 제대로 수습하지 못한다. 동네 마트에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이유로 노인이 쫓겨나자 그는 약자를 지킬 것이라며, 직원을 제지하고 노인을 입장시킨다. 그리고 자신도 쇼핑하러 들어간다. 마트 안에서 물건을 구매하던 시장 테드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국가 정책을 따르라고 지시하자 조는 ‘천식’약을 들고서 항의한다.


"에딩턴에는 코로나가 없습니다."라고 출마 영상에서 선언하며, 자유롭게 마스크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로 테드는 '순금 잉어킹'(Solidgoldmagikarp) 데이터 센터가 건립되면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 거라며 공약한다. 여론의 향배가 선거를 좌지우지한다.

㉠내전을 가져온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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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딩턴》은 코로나 사태로 촉발된 디지털 대전환이 가져온 혼란을 담고 있다. 마스크를 쓰느냐 안 쓰냐에서 촉발된 사태는 마누라의 과거를 둘러싸고 시장 선거로 과열된다. 또 다른 질병이 에딩턴을 병들게 되었다. 소셜 미디어는 모든 사람을 바보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내 루이스, 장모 던은 하루 일과를 유튜브 시청으로 보낸다. 인플루언서, 극우 유튜버, 사이비들이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조종하는 광경을 지켜보게 한다. 예를 들어 루이스가 남편이 아기를 가지자는 제안에, 아동성애 음모론을 이유로 거부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루이스는 전형적인 SNS 중독 증세를 보인다. SNS 사용에 대한 통제가 어렵고 과도하게 몰입하여 집중력이 떨어지고 지속적인 불안감과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 건강 문제 발생한 것이다. 극 중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기 때문에 더 장기간 유튜브를 자주 시청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EC%97%90%EB%94%A9%ED%84%B4_2.jpg?type=w1 사이비 교주 버논

루이스와 장모는 조 몰래 인터넷에서 급속히 퍼지는 사이비 교주 ‘버논(오스틴 버틀러)’을 집으로 데려온다. 가족 식사에 불쑥 끼어들어 조에게 믿기 힘든 박해 이야기를 들려준다. 애스터는 우리가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다고 고백한다. 인터넷이 돌아다니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일일이 분석할 수 없다는 것을 음모론에 심취한 장모와 아내를 통해 묘사한다. 그들은 말 그대로 인터넷 중독자들이다. 마을에 화재가 발생해도 “쓰레기통일 뿐이야”라고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쇼츠, 틱톡에는 더 자극적인 영상들이 넘쳐나기 때문이다. 우리들도 본인이 선호하는 영상 속에 갇혀 버렸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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