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사무실, 혼자의 식탁
누군가 내게 지금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 뭐냐고 묻는다면,
초반에는 망설임 없이 이렇게 말했다.
"혼자 쓰는 사무실이요."
정말이다.
독립된 공간에서 눈치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다.
전화도 마음대로 하고, 식사도 사무실에서 시켜 먹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으니까.
방학철이면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내는 날도 있다.
그런 날엔 ‘고요하다’는 느낌이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면…
누군가 따뜻하게 반겨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집에서도 나는 혼자다.
그리고 그 고요함이 가끔은,
생각보다 무겁게 다가온다.
운동이나 활발한 취미가 있다면
삶이 조금은 더 균형을 찾을 수도 있을 텐데,
나는 사실 정적인 사람이다.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것도,
무언가에 뛰어드는 것도 늘 망설여진다.
예전에는 블로그를 참 열심히 했다.
하지만 요즘은 생성형 AI가 너무 똑똑해져서
글을 쓴다는 행위가 더 이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 아니게 되었다.
그게 이상하게, 내 안의 동기를 조금씩 흐리게 만든다.
그럼에도 최근에는,
혼자서 요리하는 재미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유튜브엔 따라 하기 좋은 요리 영상이 참 많다.
장을 봐서 혼자 요리를 해먹다 보면,
‘혼자서도 꽤 괜찮은 시간을 보낼 수 있구나’ 싶은 순간이 온다.
자주 해먹는 메뉴는
봉골레 파스타, 계란 카레, 계란말이, 된장찌개 같은 것들이다.
간단하지만 맛있고, 무엇보다 스스로를 위해 만든 음식이기에 더 좋다.
가끔은 생각한다.
직장인 동아리라도 들어볼까?
일 외의 인간관계를 넓혀볼까?
하지만 역시,
소심한 내 성격은 항상 망설임으로 끝나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이 고요한 시간들이 꼭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가끔은 외롭고,
대부분은 괜찮은 하루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