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우리만의 연결 방식 – 멀리 있지만 함께 있는 법

가까이 있진 않아도 연결될 수 있는 수많은 방법들.

by 딩켄드족입니다

내가 군 복무를 하던 약 15년 전쯤, 처음으로 스마트폰이 세상에 등장했다.

그리고 지금은… 생성형 AI가 일상을 바꾸고,

사람들은 자율주행과 비행 택시 이야기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대다.

솔직히, 내일 무슨 혁신이 나와도 이젠 그다지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이런 기술의 변화 덕분일까.

아내와 200km 떨어진 도시에서 주말부부로 살아가고 있지만,

‘멀리 있다’는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매일 카톡, 영상통화는 기본이다.


우리는 OTT 아이디도 공유하고 있는데,

아내가 재미있는 드라마를 보면 나도 따라서 보고,

나중에 대화 주제로 이어지곤 한다.

"그 장면 봤어?" "나 진짜 눈물 났어" 같은 소소한 대화들이,

서로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든다.

우리는 연애 시절부터 커플 통장을 써왔고,

지금은 ‘모임통장’으로 바뀌어 실시간 알림까지 공유된다.

내가 커피를 사면, 아내 휴대폰에 알림이 뜬다.

아내는 그걸 보며 "당신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다 안다"고 웃는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우리에겐 익숙하고 편안한 방식이다.

개인 재정도 투명하게 공유하는 편이다.

나는 ‘뱅크샐러드’라는 앱을 오래전부터 쓰고 있는데,

가족 계정을 통해 전체적인 수입과 지출 흐름을 서로 확인할 수 있게 해두었다.

세부 내역은 나오지 않아서 부담도 덜하다.

다행히 아내는 검소한 편이고,

월급날마다 일정 금액을 저축한 뒤 남은 생활비만 지출하는 생활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도 비슷한 방식으로 적금을 들고 있다.

그렇게 우리 둘의 자산이 조금씩 늘어가는 걸 보면

어떤 대화보다 든든한 연결감이 생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엉뚱한 데 돈 쓰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어? 이건 뭐야?"라는 메시지를 피하려면 소비에 좀 더 신중해지게 된다.

그래도 우리 둘 다 고가의 취미가 있는 편이 아니라,

이런 생활이 크게 부담되진 않는다.



가끔 누군가 묻는다.

"그래도 옆에 있어주는 게 제일 좋은 거 아니에요?"

맞는 말이다.

하루의 끝에 서로를 마주보며 인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위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떨어져 있기에 오히려 더 애쓰고, 더 자주 연결된다.

작은 알림 하나, 함께 본 드라마 하나, 공유된 소비 내역 하나가

‘멀리 있어도 함께 사는 삶’을 만들어주는 퍼즐 조각이 된다.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도시에서

서로의 하루를 조금씩 확인하고,

서로의 존재를 느끼며 살아간다.

이게 바로 우리가 선택한, 딩켄드족의 연결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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