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재미있는 단어??

좀 이상한 단어

by 미레티아

청소년들의 언어 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은어를 많이 쓴다는 특징을 제일 많이 잡는 것 같다. 맞는 말이다. 우리들도 줄임말, 외계어(?) 많이 쓴다. 그 와중에 난 그게 뭔 뜻인지 몰라 뭐야뭐야 그러고 있는 아이이고 말이다. 최근에 알게 된 단어는 '엠생'이다. 철자가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무슨 욕과 인생을 섞은 말이라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쓰레기 인생이라고 한다. 뭐, 이런 용어를 좀 쓰는 것에 대해 난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멘붕'이라는 용어가 굉장히 시험이 끝나고 나면 우리의 기분을 가장 잘 표현해주듯이, 이상한 용어라도 쓸만한 것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친구들이 하는 말에서

'김치'라는 단어를 들었다.

김치는 우리가 먹는, 종종 편식을 하는 그런 채소를 맵게 양념한 것도 되지만 김치를 특정한 성격을 가진 여자를 욕하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김치년'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알아들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우리는 '년'을 붙이지 않는다. 어찌되었건, 내가 알기로는 그 용어는 일베 용어에서 기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친구에게 물어봤다.

일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또 물어보았다.

김치가 그런 용도로 쓰이는 것은 일베 용어에서 시작한 것 아니냐고.

맞다고 했다.

그런데 왜 쓰냐고 물었다.

재미있으니까 쓴댔다.


음, 뭐지. 그 집단을 싫어하는데 그 집단의 용어를 쓴다...이것은 한 친구만의 성향이 아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런다. 그리고 그 용어를 쓰는 거의 모든 친구들은 일베를 하지 않는다. 이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되는 행동일까? 난 정말 의문이 들었다.


그 단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그 단어를 쓸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단어를 쓰기 시작한 집단을 싫어하면서 그 단어를 쓰는 행동의 모순이 의문이라는 것이고 이상하다는 것이다. 난 어렸을 때 인종차별이 싫었다. 그래서 최대한 인종차별적인 용어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내가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일까봐 겁이 났고, 그 말로 인해 누군가가 상처를 받을까 두려웠다.


아무리 그것이 재밌더라도,
그 즐거움이 누군가의 즐거움을 뺏어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말이댜.


내가 선택하는 용어는 내 성격을 반영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는 현실에서 말이 좀 거칠다. '강아지'를 지칭하는 접두사를 굉장히 많이 썼다. 그런데 아빠가 지적해줬다. 너무 많이 쓴다고. 그래서 요즘은 바꾸고 있다. 내가 강아지를 비하하는 것도 아니고, 강아지라는 접두어를 붙여서 누군가를 욕하거나 칭찬하는 경우가 있는데 다른 사람이 듣기에 그건 모두 욕인 것처럼 들리기도 하더라. 한 가지 예시만 들어볼까. "개예쁘다." 이 단어는 분명히 칭찬인데 실제로 들으면 욕처럼 들린다.


사람들이 말을 할 때 좀 더 곱게 썼으면 좋겠다.

그 단어 자체가 표준어이거나 사투리이거나 은어이거나 상관없이,

누군가의 기분을 나쁘게 하지 않도록 말이다.


p.s.1. 물고기 이름 중에 '블랙 니그로'가 있다. 난 그 물고기 이름 좀 바꿨으면 좋겠다.
p.s.2. 확실하진 않지만, 여자 기숙사가 일부 친구들에게 김치냉장고라 불린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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