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모독

부딪힘과 흩어짐 그리고 다시 모임

by 조작가

한 번이라도 물리를 접해본 사람이라면 아마 한 번 쯤은 탄성 충돌 혹은 비탄성 충돌에 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대해서든.

'운동량 보존의 법칙'이란 일정한 질량과 속도를 가지고 있는 물체는 자신이 지니고 있는 질량과 속력의 곱만큼 운동량을 가지게 되고, 외부의 힘이 가해지지 않는 이상 그 운동량은 항상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것이고, 그 운동량 보존법칙의 예시로 보통 탄성 충돌이 소개 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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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3kg 정도 되는 당구공이 5m/s의 속력으로 움직여 정지해있는 같은 질량의 다른 당구공을 친다면 그 당구공 역시 5m/s의 속력으로 움직인다는 셈이다. (운동방향을 고려하지 않았을 때) 즉 두 사물의 질량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충돌 이 후의 물체는 흩어질 수 밖에 없다.


갑작스레 운동량 보존법칙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은 앞서 두 당구공의 충돌을 예시로 들었지만 사람의 경우 역시 당구공의 경우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사람들이 충돌하고 흩어지는 것이 당구공처럼 중력때문은 아니고 운도량 보존 법칙에 있어 '질량'과 '속력'이 사람 사이의 갈등에 있어서 어떤 것으로 대체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들 사이 서로를 이끌게 하는 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 힘으로 인해 서로간 갈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다시 흩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만 말한다면 결과적으로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우울하기 짝이 없다. 서로를 이끌리게 만들었던 힘이 서로를 갈등하게 만들고 끝으로는 서로를 흩어지게 만들게 되는 것이니까. 신화 속 가파른 언덕 위로 거대한 돌을 쉴새 없이 올려야 하는 시지프스처럼, 서로를 이끌게 만들었던 힘은 서로를 갈등하게 하고 결국은 서로 떨어질 수 밖에 없게 하는 것, 그게 사람의 일생일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이끌림으로 시작해 흩어짐으로 끝이 나는 것이 일생일 뿐이지만, 나는 그 사실이 그렇게 우울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단 두 개의 당구공만이 존재하는 게 아니니깐.

당구대를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 당구공을 사람이라고 치면, 당구대 위에는 수십 아니 수백개가 넘어가는 당구공이 존재하고, 두 개의 당구공의 입장에서는 서로 멀어지는 것일 테지만 관점을 바꾸어 본다면 제 3자의 당구공에겐 한 당구공이 자신에게 이끌려 오는 것이다. 즉 서로를 흩어지게 만들었던 힘은 서로를 이끌리게 만드는 힘이 되기도 한다.


때로는 연인과의 이별했을 때 라던가, 소중한 대상을 떠나보내게 되었을 때처럼 인생에 오직 두개의 당구공만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관점을 바꾸어 본다면 내게도 그 대상에게도 주변엔 수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둘은 단지 다른 인연에 이끌려 가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원치 않는 이별을 하게 될 때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내가 놓치고 있던 인연에 이끌려 가는 것이라고.


그 대상이 정말로 그립고 그립다면 부딪히고 부딪혀 다른 누군가의 흩어짐이 다시 그 사람과의 이끌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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