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사랑하기에는 내 단점을 너무 많이 아는 날이 있다.
내가 느끼기에는 내가 제일 우울한 사람인 것 같은데, 그래도 내가 빛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눈물 뚝뚝 흘리며 메모장에 글만 끄적이는 세상 제일 찌질이인데, 괜찮냐며 불러내서 먹을 것 챙겨주는 선배와 술약속을 잊지 않고 챙기는 부장님.
그냥 아무 이유 없이 존재만으로도 여전히 의미 있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가장 슬프고 아름다운 날이다.
여전히 매력 있으니 다른 남자도 원하면 금방 만날 것이라는 선배와, 회사는 좁고 한국도 좁으니 밖으로 나가서 기회를 찾아보라는 부장님.
내 세상은 이 메모장이 다인 것처럼 느껴지는 날에,
풀 죽어있지 말라고.
세상을 둘러보라고.
널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그리고 내가 널 생각한다고.
내 마음엔 너의 공간이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