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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로김쌤 Nov 23. 2023

기다려주세요.

시 나부랭이 #20

벗어나야 합니다.

고리를 끊고 헤어 나오려면 스스로 들어간 골방에서 벗어나 햇살을 마주하고 바람을 느껴야 합니다.

그건

누구도 대신해 줄 사람이 없으며 누구도 함부로 끌어줄 수 없는 스스로의 업보입니다. 홀로 일어나야만 할 수 있는 자신과의 싸움입니다.


도와주세요 말하고 싶습니다. 조금 더 나를 믿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허나 당신은 마음만큼 가까운 곳에 있지 않습니다.

미련한 나를 생각하고 걱정하며 가슴조리는 당신에게 또 다른 부담감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습니다. 나만 생각하라며 달래주는 당신에게 참 못된 사람인가 봅니다.


건강하고 또 강인하게 일어나야 합니다.

가난에 넘어지고 환경에 휩쓸려도 나는, 일어날 수 있습니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이고 문도 쉽게 열 수 없지만 일어나야 합니다.

아프지 않습니다. 별빛 없는 밤하늘이 앞을 가려도 일어나 문을 열고 당당하게 당신에게로 가야 합니다.


그리하여, 그러한 이유로 벗어나야 합니다.

견뎌내지 못할 고통이 한 번, 두 번, 또 한 번.

쓰러지더라도 갇혀있더라도

바라봐주고 함께 꿈을 꾸길 원하는 당신이 있기에 다시 앞을 그릴 수 있습니다. 그리려고 합니다.


이 노래는 희망을 부르는 노래가 아닙니다. 단지 채찍질을 위한 노래일 뿐, 아직 벗어나지도 일어나지도 못했습니다. 허나

나의 무의식은 막혀있는 여기서 일어나 벗어날 수 있도록 나를 만들어줄 겝니다. 당신이 있어 당신이 심어준 무의식은 이 노래를 희망가로 만들어줄 겝니다.

결국 벗어날 수 있도록 나를 움직이게 해 줄 겝니다. 그러면

스스로에게 당당한 나를 담담하게 볼 수 있을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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