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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정신분석적 해석

by 예술심리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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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정신분석상담 관점의 사례개념화 (프로이트, 페어베언, 위니컷, 라캉 통합적 접근)


� 내담자 개요

이름: 조제 (가명)

성별/연령: 여성, 20대 초반

주호소 문제: 대인관계 회피, 신체장애로 인한 열등감, 사랑과 의존의 혼란, 자기혐오

생활사: 어린 시절부터 외할머니와 단둘이 생활하며, 사회적 고립 속에서 자라남.

외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호랑이”)과 판타지적 공간(“물고기”)에 대한 집착이 공존함.



� 주요 역동

1. 결핍과 의존의 양가성

사랑받고 싶지만 동시에 거절당할까 두려워 회피함.

대상(쓰네오)을 통해 자신을 완전하게 만들려는 욕망.


2. 이상화와 전능통제

쓰네오를 “세상을 열어주는 사람”으로 이상화하면서,

동시에 자신만의 세계(집, 물고기, 판타지)를 통제함으로써 심리적 안전을 유지.


3. 분열적 방어와 철수

외부의 위협(호랑이)을 상징화해 불안을 외화함.

상처받을 가능성이 있는 ‘관계’를 피함으로써 자기보존을 시도함.


4. 상실과 자립의 반복 패턴

사랑의 좌절 이후에도 ‘자기세계로의 후퇴’를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려 하지만,

이는 성숙한 자립이 아니라 “결핍의 순환적 재현”으로 나타남.



� 상담 목표

무의식적 결핍과 욕망의 인식

대상관계의 재형성(안전한 애착 재경험)

환상에서 현실로의 전이 촉진

자기수용 및 신체적 결함에 대한 긍정적 재구성


� 해석 포인트

쓰네오를 향한 사랑은 무의식적 어머니상(돌보는 존재)에 대한 재현이며, “보호받고 싶다”는 욕망과 “의존하고 싶지 않다”는 자립 욕구가 충돌함.

조제의 ‘호랑이’는 실제 외부 위협이 아니라, 타자와 관계 맺을 때 느끼는 불안의 상징적 표상.

결국 상담의 목표는 “호랑이를 길들이는 과정”, 즉, 타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결핍을 수용하는 주체로 성장하는 것이다.




② 페미니즘적 정신분석 관점 (크리스테바·이리가라이 중심)

� 1. 조제의 “언어 이전의 몸” — 크리스테바의 아브젝시옹(abjection)

조제는 사회적 질서(상징계)에서 배제된 “타자화된 여성의 몸”이다.

그녀의 신체(장애)는 남성 중심 사회에서 “결핍의 기호”로 인식되지만, 크리스테바적 시각에서는 ‘상징 이전의 정동적 몸(세미오틱)’으로 해석된다.

즉, 조제는 말보다 감각, 언어보다 이미지로 세계를 체험하며, 이는 남성적 언어 체계에 맞서 “여성적 감각의 언어”를 창조하는 행위다.



� 2. 물고기와 바다의 은유 — 이리가라이의 여성적 욕망의 유동성

물고기는 “움직이지만 잡히지 않는” 존재로, 이리가라이가 말한 ‘유동적 여성적 욕망’의 은유와 일치한다.

조제는 고정된 주체(남성적 동일성)로 살아가기보다, 바다 속 물고기처럼 흐르고 변하는 존재로 자신을 정의한다.

그녀의 사랑은 타인의 욕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리듬을 찾는 과정이다.



� 3. 호랑이의 재등장 — 남성적 공포와 여성 주체의 탄생

호랑이는 남성의 욕망(소유·통제)이 투사된 공포의 상징이다.

조제가 그 호랑이를 상상 속에서 마주하는 순간, 그녀는 “남성의 시선 속 피해자”에서 “자신의 상징을 창조하는 주체”로 전환된다.

즉, 사랑의 상실은 패배가 아니라, 여성 주체의 탄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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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약

페미니즘적 정신분석에서 조제는 ‘불완전한 존재’가 아니라

남성적 언어 질서로부터 벗어나 자기 감각과 정동의 언어를 회복한 여성 주체이다.




� 최종 요약 문장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결핍과 상처로부터 출발한 두 인간이

서로의 무의식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 사랑·환상·분리의 과정을 통해 주체로 서는 이야기다.

조제의 ‘호랑이’는 결국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직면하게 하는 상징적 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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