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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행가 Oct 31. 2022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필립 피셔 저)

성실함과 독창성 그리고 근면함

2022년 가을 막바지.  뿌옇다.  앞에 암초가 있는지 아니면 드넓은 망망대해가 펼쳐질지 알 수가 없다.  1970년 중반은 미국 증시가 대공황 이후 최악이었다.  당시 암흑의 주식시장을 견디고 헤쳐 나갔던 필립 피셔의 책 “보수적인 투자자는 마음이 편하다.”는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다.


피셔는 보수적인 투자방식을 제안한다.  보수적 투자는 투자 대상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검증을 해야 한다.  


첫째 기업은 반드시 해당 업종에서 생산원가가 낮은 기업이어야 한다.  이 조건이 충족돼야 판매 가격과 생산원가의 차이인 매출 총이익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손익분기점을 내는데 충분한 여유와 성장자금의 전부 혹은 중요 부분을 내부 조달이 가능하게 된다.  그러나 생산 원가가 낮은 기업은 투자의 안전성과 보수성이라는 관점에서는 유리하지만, 경기 활황기에 주식 시장이 강세를 보이게 되면 투기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매력도가 떨어진다. 


둘째, 강력한 마케팅 조직을 갖추어야 한다.  영업이 강한 기업은 변화하는 고객들의 수요와 바람에 민감하게 대응한다. 과거의 고객 수요가 아닌 오늘의 고객 수요에 맞춰 제품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제품의 가치를 확신시켜 줄 영업인력이 있어야 회사는 성장 발전한다.  


셋째, 탁월한 연구 개발 능력과 기술 역량이 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노력을 통해 기업은 두 가지 성과를 얻을 수 있다. 하나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보다 나은 제품/서비스를 생산한다. 그리고 이전에 비해 개선된 방식이나 생산원가를 더 낮춰 제품을 생산한다.  


넷째, 돋보이는 재무관리 기술을 갖춰야 한다.  여러 제품 생산 라인을 갖고 있는 큰 기업의 경우, 각각의 제품을 만드는데 투입된 생산원가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최대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품에 노력을 집중할 수 있다. 기술 혁신 또는 인력 재배치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피셔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고 경영자(CEO)는 인재들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헌신해야 하며, 경쟁력 있는 인재들에게 상당한 정도의 권한을 이양해야 한다.  대개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기업은 대개 내부 승진을 선호한다.  그리고 회사의 경영진이 단 한 사람에 의해 운영되지 않고 경영진 자체가 하나의 잘 움직이는 팀을 이루고 있다.  


최고 경영진은 장기적이고 건전한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회계연도 말에 최대의 이익을 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당기 순이익이 연연하면 안 된다.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올해의 최대 당기순이익을 과감히 포기할 수 있는 기업이어야 한다. 


투자대상 기업은 경쟁업체에게는 없는 차별화되는 본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나만의 강점이 없다면 곧바로 경쟁업체는 시장에서 자리를 뺏는다. 


피셔는 주가수익률(PER, price-earning-ratio)에 대해 의심했다.  주가수익률은 오히려 회사가 문제가 있다는 점을 알려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회사의 본질과는 상관없는 주위의 시선과 평가가 주가 변동을 일으킨다고 지적한다.  기업에 대한 사실과 다른 증권가의 평가로 인해 주식은 상당기간 내재가치보다 훨씬 높게 혹은 훨씬 낮게 거래될 수 있다. 


증권가의 평가와 다르게 현재의 연간 순이익에 따라 계산한 주가수익률이 아니라 몇 년 뒤 연간 수익률에 기초한 주가수익률이 중요하다.  기업이 몇 년 뒤 순이익을 개략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면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는 이미 언급된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 높은 점수를 받고 있으나 증권가에서 투자가치가 낮은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보수적인 투자자는 업종과 산업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의 본질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평가가 산업의 펀더멘털이 보장하는 것에 비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판단하기 위해 조사해야 한다. 


주식 종목의 상대적인 매력을 결정할 때 수학적으로 단순히 접근하지 말고 이미지와 실제 사실들 간의 차이를 구별하고 인내해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절대 조급하지 말고 천천히 노를 저어야 한다. 그리고 실물경제에서 벌어지는 특정 시점의 금융적인 요인 중 금리는 챙겨야 한다. 금리가 높으면 돈은 채권시장으로 흘러가고 낮으면 주식시장으로 온다.  


현명한 투자자는 일반적인 사고의 흐름과는 무조건 거꾸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으면 큰일이다.  다수의 사람이 가는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가되 올바른 길을 찾아가야 한다.  기업의 주가가 단기적으로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이고 머지않아 하락할 것으로 보일지라도 회사의 장래 전망이 충분히 매력이라면 보유한다. 왜냐하면 투자대상을 평가할 때 진정으로 돋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고 찾아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6개월간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기 어렵다.  워낙 변수가 많다.  게임하듯이 주식을 매매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소수의 위대한 기업을 찾아 장기적으로 보유하는 것이 엄청난 수익을 안겨준다.  


2022년 하반기 대한민국의 상황은 피셔가 이 책을 썼던 시기와 비슷하다.  에너지, 원자재 등 각종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상승, 사회 전반의 막연한 공포,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안, 소비위축 등으로 경기 전반이 불투명하고 주식시장은 어렵다.  사업의 성공은 성실성과 독창성, 근면함의 세 가지 원칙을 따르는 것이라는 피셔의 말이 와닿는 시기이다.  힘들수록 힘 빼고 본질에 충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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