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마발달요가 은희 Aug 01. 2021

내 안의 세계로 첫 발.

열한 번째 기록


아이들을 떼놓고 프라하에 갑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정말 하나도 슬프지가 않았습니다.

다른 엄마들도 모두 그렇겠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 단 하루도 편히 자본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너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프라하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어요.


게다가 유럽입니다.

생전 처음 해보는 나 홀로 해외여행이었어요.

요가 프라하를 만드신 분은 체코의 프라하에서 YOGA PRAGUE라는 스튜디오를 하고 계십니다.

이분은 지리 춤펠릭 박사로 앞에서 언급한 대로 발레리노 출신이며, 부인은 인도 무용을 공부하신 분으로

두분이 같이 스튜디오를 운영합니다.


떠나기 전 이메일을 통해 일정을 문의하였습니다.

영어를 알아들을 수는 있지만 말하기는 서툴고 부담스러웠기 때문입니다.

제가 프라하에서 참여하고자 한 것은 리트릿이었습니다.

지리 선생님의 스튜디오는 여름마다 리트릿을 갑니다. 그곳에서 선생님 방식의 요가를 배우며 열흘 가량의 일정을 함께 합니다.

지리 선생님의 부인인 아루나와 메일을 여러 차례 주고받았습니다.

저의 부족한 영어 실력도 전하고 그래도 참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듣고

거침없이 프라하행 항공권을 끊었습니다.


사실 떠나기 전날까지도 육아에, 수업에, 오래 비울 집 걱정에 여행 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무슨 깡으로 그 먼길을 가겠다고 한 건지 웃음이 나오지만,

저는 다시 그날이 와도 또 떠날 것 같습니다.

남편은 흔쾌히 아이들을 봐주겠다며 긴 휴가를 썼습니다.

부모님은 딸 학교 다닐 때 유학 못 보내 줬으니 이거라도 보내주겠다며 여비를 선뜻 내주셨어요.

맡고 있는 요가 수업은 믿을만한 지인들에게 부탁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저를 도와주고 있는데 가서 열심히 배워와야겠지요?


생각해보니 참 행복한 만학도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수히 많은, 단 하나의 세계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