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말라야 대학에서의 마지막 미팅인 듯했다.
몇 번 갔었다고 말라야 대학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고민스럽지도 않았다.
이번에도 역시 대중교통으로 알아서 가겠다고 호언장담을 했으니 말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말라카 리버를 종주한 사람이야!
ㅎㅎ
웃기지도 않지만 그런 느낌이었다.
숙소 아래 아침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숙소에서 Putra 역까지는 불과 5분 거리다.
역시 무단횡단을 해야 한다.
육교를 지나며 출근시간 대 교통상황을 담았다.
느긋해 보인다.
그런데 어제 KOMUTER를 타고 오면서 내렸던 Putra 역에서 난감한 상황의 시작을 알려오고 있었다.
황당하게도 Putra 역에서는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없다는 것이다.
대체 이게 무슨 황당한 일인가?
나는 KL Sentral 역에서 다른 노선으로 갈아 타야 한단 말이다.
역무원은 오히려 나를 이상한 눈빛으로 본다.
설명이나 제대로 해 주지.
한참을 실랑이 끝에 그의 설명을 알아듣고 다른 역으로 향했다.
다른 노선을 이용하라는 것이었다.
숙소에서 Putra 역 반대 방향으로 가면 다른 노선을 탈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쪽엔 쇼핑몰이 하나 자리 잡고 있었다.
역무원이 Sun way Putra Mall로 가라고 그리 말했는데 건물 이름을 모르니 뭔 소린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아무튼 출근 시간이라 대중교통이 얼마나 복잡할지 가늠이 되지 않아 걱정도 됐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콩나물시루 같은 서울의 9호선 같은 걸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너무 여유로운 상황이었다.
말라야 대학까지는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었다.
이른 시간임에도 더위는 마찬가지였다.
Universiti of Malaya WISMA R&D Center
오늘의 목적지다.
조금만 걸으면 된다.
오늘은 이 미팅만 마치고 자유시간이다.
꼭 가보고자 했었던 1 Utama shoppingmall의 인도어 스카이다이빙 센터에 갈 수 있다.
미팅을 마치고 원우타마 쇼핑몰을 향해 가는데 생과일 가게가 보였다.
가격은 환상적이다.
이렇게 해서 3천 원도 안 하는데 어찌 그냥 지나간단 말인가.
RM10
즉 2900원 꼴이라는 거다.
다시 전철을 타고 Bandar Utama 역에서 내렸다.
1 Utama
쇼핑몰이 너무 커서 목적지까지 가는 것도 일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이건 또 뭔 상황인가?
공사 중이란다. ㅠㅠ
지나가는 보안요원을 붙들고 물어봐도 공사 중 맞단다.
완전 좌절한 나는 그냥 포기하고 숙소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쇼핑몰 구경이라도 하고 가자는 생각에 이리저리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하늘이 도왔다.
나쁜 보안요원.
공사 중인 건 그 매장 이야기였다.
광고판 자체였던 거다.
사업장은 그대로였던 것이다.
인도어 서핑과 인도어 스카이다이빙은 원우타마의 자랑인데......
에어라이더
인도어스카이다이빙센터.
드디어 찾아왔다.
보았노라.
용인에 새로 생겼다는 곳은 에어라이더를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사실이라 가보지 못했다.
한국 돌아가면 언젠가 가보리라 생각했다.
에어라이더는 예상보다 규모가 작았다.
싱가포르의 인도어스카이다이빙센터가 훨씬 규모가 큰가 보다.
아무튼 이곳에서 느낀 건 예상했던 것보다 사업성이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리고 나라면 이렇게 배치하지 않을 거다, 라는 것이다.
이 친구들이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것일 수도 있고 쇼핑몰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예상을 벗어난 곳이라 금세 흥미를 잃고 센터를 벗어났다.
나오는 길에 창 밖으로 FLOW SLIDER라는 인도어 서핑장이 보였다.
우리나라에도 생겼다고 들었는데 이제는 예전처럼 이런데 몸 쓰는 데 재깍 반응하지 않는다.
늙은 거다. ㅠㅠ
다시 숙소로 돌아오는 길.
역시 대중교통이다.
역시 토큰이 나온다.
불길함의 시작이다.
열차는 점점 시골로 향한다.
뭔가 잘못되어가는 거란 걸 얼핏 느낄 즈음 예상은 현실이 되고 있었다.
농담처럼 대략 난감하다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런데 정말 그런 상황을 겪고 말았다.
난감함의 연속이었다.
KOMUTER는 종점이라며 내리라는데 노선에는 내가 가야 하는 곳과 5 정거장 차이가 있었다.
이 사진을 올린 이유가 있다.
비가 내린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빗물이 고였다.
말레이시아는 이상하게도 비가 새도 고치지 않는다.
건물은 너무 멀쩡한데 여기저기 비가 샌다.
양동이를 갖다 받친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황당할 정도로 수리비를 지출하지 않는 듯 보였다.
재정의 문제겠지 싶다.
내가 내린 곳은 Bandar Tasik Seletan
그런데 여기서 아무리 기다려도 열차는 오지 않았다.
대체 뭘까 싶어 현황판 등을 보니......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인가?
그래도 오기가 있지 기다렸다.
마침 과일 사둔 것도 있고 해서 열심히 씹고 인터넷도 좀 하며 기다리는데 휴대폰 충전이 시원찮다.
또 난감!
대체 왜 그럴까?
설마, 설마 하는데 설마는 역시 현실이었다.
보조배터리가 불량인 거다.
그래도 충전이 아주 안 되는 건 아니다.
쓰는 속도보다 충전이 느린 게 문제니까.
스마트폰도 끄고 충전하는데 집중시켜야 했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났을까 열차 한 대가 온다.
소리가 들린다.
아싸!
대체 현황판도 믿을 수가 없다.
아뿔싸!
열차는 화물차였던 것이다.
당연히 무정차.
길기도 길다.
한숨이 열차만큼 길다.
더 기다릴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열차 하나가 온다는 반가운 방송이 들렸다.
정말일까?
믿을 수가 없다.
몇 분 지나자 정말 열차가 왔다.
가벼운 마음으로 열차에 올랐는데 황당하게도 사람이 몇 명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겨우 한 정거장 가더니 종착지라며 다 내리란다.
말레이시아 사람 한 명이 내게 오더니 길을 가르쳐 달란다.
이런 젠장.
나도 처음이라고.
네가 나한테 그걸 물어보면 어쩌냐?
내가 물어야 할 판인데.
어쩔 수 없이 열차에서 내린 나는 망연자실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이 역은 Salak Selatan
더 이상 기다리는 건 에너지 낭비다.
해도 저물어가는 마당에 대중교통 이용하겠다며 억지를 부릴 상황은 아닌 것이다.
포기하고 택시를 타려는데 갑자기 비즈니스 파트너에게서 주워 들었던 게 기억났다.
말레이시아에서는 Grab(그랩)이 Uber(우버)를 인수했다.
나는 당장 그랩 앱을 설치했다.
사용방법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당장 목적지인 Regalia를 세팅하고 응답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랩은 5분도 채 되지 않아 현장에 도착했고 에어컨 빵빵 나오는 신형 승용차를 타고 숙소로 향했다.
말레이시아 여행정보
GRAB이 택시보다 절반 정도 저렴하다.
3년 이상 된 차량은 받아주지 않아 쾌적하다.
치안 걱정 덜어 좋다.
친절하다.
그냥 GRAB을 쓰자.
불과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진작 그랩 타고 올 것을 그랬던가 보다.
숙소에 도착해서 보니 아침에 타고 갔던 열차 노선이 지나가고 있었다.
참말로 착잡한 하루였다. ㅋ
오늘도 해가 저물어 간다.
숙소가 제일 편하구나.
내 집이 아니라도.
아침에 전철을 타러 가다 보았던 Sun way Putra Mall에 들렀다.
밥은 먹고살아야 하니 말이다.
마침 GARMIN 매장이 있어 들렀더니 시계만 취급한다고 하더라.
사진만 몇 장 찍고 식당을 찾는 하이에나가 됐다.
역시 그냥 닥치는 대로 주문했다.
조금은 느끼한 듯하면서 짬뽕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역시 음료 하나 주문했는데 개구리알같이 생긴 열대과일의 씨앗이다.
설마 바질?
쇼핑몰을 나오는 길에 마트에 잠시 들렀는데 견과류 천국을 만났다.
하나 사 가지고 들어가려다 이마저도 귀찮음에 숙소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제 말레이시아의 마지막 밤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