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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길

by 루파고

사막을 홀로 걷습니다.

배낭엔 여러 물건이 있습니다.

물, 나침반, 모포, 랜턴, 버너, 연료, 바람막이.


물과 나침반만 있다면 버틸 수 있습니다.

추위도, 배고픔도 갈증보단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어쩌면 물보다 나침반이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방향을 잡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홀로 걷던 길에서 사람을 만났습니다.

고통 속에 만났으니 그 무엇보다 반가울 겁니다.

간, 쓸개 다 내줄 것도 같은 믿음을 주고 싶겠죠.

그가 나와 같을 길을 갈 수 있을까요?


사연 없는 사람 없고, 말 못 할 사연이 있습니다.

그걸 헤아리는 건 어렵습니다.

상대를 100% 이해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저 앞만 보고 가세요.

나침반이 있지 않습니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자신이 알고 있습니다.

민중의 목소리가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눈치 볼 것 없습니다.


스스로 옳은 길이라 판단했다면 앞만 보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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