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또 기본. 겸손한 마음 가짐.
2022년의 마지막 날을 앞두고 있다.
이직을 준비하며 올해 참 많은 시험을 준비하고 또 응시했는데
오늘은 그 1년을 마무리하며 되돌아보기에 참 적절한 날인 것 같다.
월드컵에 진심인 나라, 대한민국.
나 역시 평소엔 축구에 큰 관심도 없으면서 월드컵 조별리그와 16강전은 모두 빼놓지 않고 챙겨보았다.
자연스레 선수들에게 눈길이 가는 건 당연지사.
그 중에서도 내게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손흥민 선수의 아버지, 손웅정 씨가
입이 닳도록 ‘기본기’에 대해 강조한 부분이었다.
손웅정 씨의 저서 <모든 것은 기본에서 시작한다>가
하루종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은 하루였다.
‘나는 기본을 다 했는가’
‘나는 기본이 준비된 사람인가’
‘나는 여태 좀 자만하며 겉으로 보이는 것에 더 집중하지 않았는가’
이런 생각이 후두부를 스쳐 지나갈 때면
대부분 그에 대한 대답은 긍정이다.
정말 부인하고 싶고, 여러 핑계를 늘어놓고 싶지만
꾹 삼키고 인정해야한다.
나는 오늘 그 자리에서 준비가 덜 된 사람이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결정하는 순간을 떠올리면
그는 대부분 아주 잠깐의 찰나다.
그 찰나에 내가 얼마나 당혹스럽고, 갑작스럽고, 여유가 없는지 여부는 세상에게 중요하지 않다.
그 찰나에 빛을 발하는 건 결국 보이지 않던 시간 동안 쌓아올린 기본기, 진짜 실력이다.
운동 선수들은 대개 경기 전 본인만의 루틴이 있고,
징크스도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는 비록 운동을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쨌든 일을 할 때 목소리와 표정, 몸짓과 자세 등 몸을 쓰기에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이 운동 선수들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다.
당일에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은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를 준다.
단순히 나의 기분이 좋아야 하는 수준이 아니다.
피부 상태와 붓기, 의상에 어울릴 수 있는 몸상태(다이어트), 잠기지 않은 목소리, 빠뜨리는 물건이 없게끔 곤두세운 신경, 그외 여러가지 내가 조율할 수 없는 환경적인 조건까지.
모든 것들이 아귀가 맞는 퍼즐처럼 딱 들어맞게 찰나를 빚어내야 어느날 반짝 등장하는 ‘혜성’이 될 수 있다.
그 혜성이 얼마나 많은 행운과
반복 루틴으로 쌓아 올린 기본기와
예민한 집중력으로 똘똘 뭉쳐 등장했는지를
사람들은 잘 알아차리지 못하겠지만.
다시 돌아와 올해를 되짚어본다.
나는 이번 1년간 꽤 자주 찾아온 그 중요한 찰나에
꼭 하나씩이 어긋나곤 했다.
처음엔 상황을 탓했다. 또 부족한 경험을 탓했다.
‘다음 번엔 이 실패를 양분 삼아 더 나아질거야.’
끈질기게 믿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보니 그렇게 믿고
다음을 기다리기만 해선 안됐던 것 같다.
아무리 지치고 힘이 들어도, 우울하고 좌절하게 될 때도
나는 내 루틴을 지킴으로써 나를 버텨낼 수 있다.
그리고 그 우직함이 쌓여 진정한 다음 기회의 찰나를 잡을 수 있는 거겠지.
오늘부터 앞으로 2023년은 보다 더 겸손한 마음으로 매사에 임하자고 다짐한다.
‘아니 진짜 이 정도면 잘 한 거 아니야?‘
‘진짜 대체 얼마나 더 해야해?‘
나 자신에게 반기가 들고 싶을 때면 되새겨야지.
손흥민도 기본기를 7년 연습했다.
화려함에 익숙해지지 말고 늘 기본에 충실하자.
겸손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자.
내일의 나, 또 그 다음 내일의 나. 화이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