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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안 사진 전시<치유잡화점_메멘토모리> 작품 소개

전시를하다






오랜만에 전시를 했습니다. 사실 상업작가가 순수예술쪽 전시를 하는 경우는 드물다 합니다. 하지만 저의 경우 광고사진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도, 삶에 대한 생각들이 많다보니,이러한 생각들을 정리하는 전시를 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11월에 전시를 했고, 전시가 끝났지만 작품들을 정리해보며,많은 분들과 나눠볼까 합니다. 


보시고 감상이나 의견들 있으시면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전시장 스케치>





치유잡화점

메멘토모리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우리는 두려움을 느낀다. 인간의 근원적 두려움은 죽음을 기저에 깔고 있다. 그리고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 우리는 노화를 경험한다. 나이들어감에 따라 우리의 신체는 그 기능을 상실하거나 변형되기 마련인데, 이러한 변화에 인간은 필사적으로 저항 해왔다. 기술력과 과학으로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을 해온것이 인간의 역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명체는 죽음을 버릴 수 없다. 빛에 그림자가 따라오듯 죽음은 생명체에게 숙명과도 같다. 멈춰있는 원자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여 결합한 것이 우리 삶이다. 그러므로 죽음은 삶보다 더 자연스러운 상태다. 그렇기에 인간은 죽음을 인정해야 한다. 태초에 소유한 것을 의지한다고 버릴수는 없다. 

결국 인간의 근원적 두려움을 치유하는 방법은 삶과 죽음의 공존성을 이해하고, 나이듬을 자연스레 바라보는 자세다. 우리는 노화로 인해 찾아오는 변화의 간극을 즐길 필요가 있다. 모든 오래된 것들은 그들만의 멋짐이 있다. 청춘의 아름다움과는 다른 무엇인가가.

그래서 멋지게 물든 가을은 봄보다 아름답다. 







신유안<시간의 축적>.2023. pigment print in acrylic. 508x762mm



나이가 든 우리의 모습은 많은 시간이 축적된 결과물이다. 그것은 예측 불가능하지만 어느 순간 쌓여서 지금의 나를 형성한다. 그렇기에 아무 의미없었던 순간은 없다. 의미가 없을것 같은 순간이 모여 지금의 나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자신의 삶을 의미없었다 호도하지 마라. 당신에게는 가장 소중한 순간들이니까. 

사진은 오래도록 많은 이물질과 시간이 쌓인 투명한 천장을 담음으로, 축적된 가치를 담았다.





신유안<무제>.2023.pigment print on canvas.400x300mm



푸릇푸릇하지는 않지만 지금 이 순간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물들어버린 빛깔, 곱게 휘어진 나뭇잎의 곡선등. 지금의 모습은 젊은 시절이 쇠퇴한 것이 아니라, 젊을때와는 또 다른 아이덴티티를 가진 자신이 있을 뿐이다.






신유안<올드가넷>.2022.pigment print on canvas.610x508mm


3개월간 외부에 방치한 자몽. 그것은 바로 쪼갰을때의 탱글탱글함과 투명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농밀하고 단단한 새로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꽤나 초라할 것 같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과 같다. 지금의 모습에서 우리는 항상 지금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수분이 다 빠져버린 자몽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






신유안<올드에메랄드>.2022.pigment print on canvas. 762x508mm


3개월간 외부에 방치한 청귤. 그것은 바로 쪼갰을때의 탱글탱글함과 투명함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농밀하고 단단한 새로움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꽤나 초라할 것 같지만, 지속적으로 새로운 발견을 하는 것과 같다. 지금의 모습에서 우리는 항상 지금의 가치를 찾아야 한다. 수분이 다 빠져버린 청귤은 결코 초라하지 않다.






신유안<지금 그대로> 2023.pigment print on canvas. 508x508mm

지금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라. 누가 저 곰팡이를 욕하겠는가. 시간의 흐름속에 변해버린 모습을 인정하고 그것들을 훈장삼아 새로 앞길을 개척하라







신유안.2022. pigment print on canvas. 406x610mm


우리는 항상 우리안의 뜨거운 '나'를 사랑해야 한다. 외부에서 평가받는 나는 타인의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의견들일 뿐이다. 그것이 아무리 쌓이더라도 나를 규정지을 수는 없다. 나를 규정짓는 것은 태어날때부터 나를 만들어온 고유의 나이다. 

주변의 말에 상처받지 마라. 주변의 평가에 쓰러지지 마라. 그것들은 언제든지 사라졌다 생겨나는 파도와 같다.

사진에서 창밖의 모습은 본연의 나를 의미한다. 그리고 창 안쪽의 실내는 인공적이고, 외부적 요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나를 의미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들이 바뀌더라도 나는 그대로 있을것이다.






 

신유안<윤회>2023.pigment print on canvas.1090x788mm



삶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죽고 흙이되고, 그 위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기를 반복한다. 우리는 그 사이클 내에서 살아갈 뿐이다. 

우리가 나이들어간다는 것은 그 사이클 선상 어디쯤 서 있다가 다시 옮겨갈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젊음이 쇠퇴하여 늙음이되고, 늙음이 쇠퇴하여 죽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어디에 서 있건 나는 항상 온전하다. 젋을땐 활기와 에너지가 100% 차있는 온전함이었다면, 점점 나이가 들어가며 활기와 에너지는 반으로 줄고, 대신 그 빈곳에 생각과 연륜이 들어찬다. 결국 나의 온전함은 죽을때까지 변함이 없다. 

지금 나이가 들어간다고 당신의 삶을 비관하지 마라. 

모든 것은 서있는 위치가 다를뿐.

저 나뭇가지를 찾는데 많은 시간이 걸렸다. 생사고락이 한번에 담겨있는 나뭇가지는 찾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작품 전체에서 생사고락의 어느 한부분이 도드라지지 않도록 작업했다. 모든 것들의 가치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감사합니다. 

추후 같이 작업하거나, 좋은 제안들 있으면 연락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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