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검사에서 정맥으로 채혈한 혈당이 140mg/dl을 넘으면 2차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만약, 통과가 안 되면 임신성 당뇨로 진단받아서
아기를 낳을 때까지 인슐린이나 식이관리를 해서 목표혈당을 맞춰야해."
'1형 당뇨, 2형 당뇨 외에도 임신성 당뇨라는 게
있구나!'
"그럼, 언니 그 포도당주스..? 그거 마시고 검사한 거예요?"
"응. 8시간을 금식한 후에1차 때 75g,
2차 때는 100g 오렌지맛 포도당액을 마시고
몇 번채혈하는 건데..."
"웁... 지금 생각해도 몸서리가 쳐져."
"이젠 오렌지주스 비슷한 것만 봐도 갑자기 속이
메스꺼워진다니까."
"내가 주임교사라서 행사를 준비하느라 밤을 새운 적이 많았거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니까 앉은자리에서
초콜릿파이도 한 박스씩 먹고, 음료도 마시고
동료쌤들이랑 매일 기름진 야식도 먹고..."
"그래서 임당이 온 게 아닐까 싶어서 우리 복덩이에게 많이 미안해."
"먹는 걸로스트레스를 풀지 말걸 그랬어..."
임신도 임당도 아무것도 모르는
당린이인 나는 말없이 진숙언니의
축 처진 어깨에 살며시 손을 얹었다.
사실...
"언니, 저는 자가면역성 1형 당뇨예요."
"원인도 모르고요. 제 췌장의 베타세포가 파괴돼서 췌장에서 인슐린이 아예 나오지 않는대요."
"하루에 네 번씩, 평생 인슐린을 맞아야 해요."
"인슐린 주사를 평생 맞아야 한다고..?"
'전 괜찮으니까...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지 마세요.'
"박진숙 님 레버미어 6 단위 맞으실게요."
"아침에는 왼쪽 팔이었으니까 저녁에는 오른쪽 팔에 맞으실게요."
언니는 새어 나오는 눈물을 꾹 참으며
인슐린 주사를 맞았다.
'언니는 지금 이 상황이 마음 아픈 게 아닐까..?'
"박진숙 님 휴마로그 4 단위도 맞으셔야 해요."
'레버미어...? 휴마로그...?'
란투스와 애피드라가 인슐린의 전부인 줄 알았는데
새로운 인슐린을 알게 되었다.
김쏘야님의 인슐린 지식이 +2 상승하였습니다.
궁금한 건 적어놨다가 곰돌이 교수님께 여쭤봐야겠다.
"교수님, 교수님! 있잖아요."
"쏘야야, 뭐가 있는데..?"
"아니, 여쭤볼 게 있어서요."
"녀석도 참! 어차피 물어볼 거면서!"
"임신하면 목표혈당이 달라져요?"
"저는 식후 2시간에 180mg/dl이하가 목표인데..."
"임신하면 태반으로 영양이 공급되는데
혈당이 너무 높아도 안 되고, 너무 낮아도 안돼!"
"특히 저혈당은 더 위험하지...!"
"임신하면 보통 식후 1시간에 140mg/dl이하
식후 2시간에 120mg/dl 이하로 맞춰."
"식후 2시간에 120mg/dl 이하면 나중에 더 떨어지지 않아요?"
"네 생각은 그럴 것 같지만, 우리 몸은 참 정교하고 신비로워서 임신했을때는 호르몬이 저혈당을 막아주기도 해."
"고혈당이면 태반으로 당분이 너무 많이 가서 문제가 되고..."
"저혈당은 당분이 전혀 가지 않아서 태아가 쫄쫄
굶어서 문제가 되는 거야."
"임신성 당뇨와 1형 당뇨는 목표혈당이 다르단다."
'아.. 혈당이 높아도 안 되고, 낮아도 안 되고 목표 혈당을 맞추려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언니 어디 갔다 오세요?"
"저녁먹고 한 시간 정도 병원 주차장을 돌고 왔어."
"언니는 밥도 조금만 먹고, 야채만 드셨잖아요."
"아기를 낳고 나면 임당이 없어져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을 수 있대."
"그때까지만 꾹 참고 기다리려고!"
"아기를 낳으면 임당이 없어진다고요?"
"없어지는 사람도 있고 2형 당뇨가 되는 사람도 있대."
"나는 출산하고 검사 통과하면 그동안 못 먹었던
피자랑 쫄볶이부터 먹을 거야."
"얼음을 가득 넣은 시원한 얼음 콜라도 마시고"
"이제 얼마 안 남았으니까...!"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네!"
'임당은 출산하면 없어지기도 하는구나...'
'부.. 부럽다!'
진숙언니는 인슐린 교육과 영양교육을 받고
며칠 만에 혈당을 조절해서 퇴원했다.
"쏘야야, 언니 일주일 뒤에 외래 올 거니까
그때 너 보러 10층으로 올라올게!"
'아니.. 언니, 저도 집에 가야죠!'
이후 진숙언니는 복덩이를 건강하게 낳고
임당이 없어져서 더 이상 내분비내과에서 볼 수 없었다.
먼 훗날, 내게도 아이가 생긴다면...
이렇게열심히 혈당 관리를 해야 하겠지?!
그런 날이 정말 찾아올까...?
그런데...
나는 언제쯤 퇴원을 할 수 있는 걸까..?
*본문에 나온 용어 설명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원래 당뇨병이 없던 사람이 임신 20주 이후에 당뇨병이 처음 발견되는 경우. 임신 중에 발생하는 호르몬 변화 등 생리학적 변화와 연관이 있으며, 임산부의 2∼3%가 발병, 대부분은 출산 후 정상화.임신성 당뇨병이 있었던 여성은 나중에 제2형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아서 주의를 요함.
보통임신 24주∼28주에 간단한 임신성 당뇨병
검사를 받아야 함.
*임신성 당뇨 혈당목표
임신성 당뇨 경구당부하 검사
100g이나 75g 경구당부하검사는 8시간 이상 금식한 후 검사를 시행. 임신성 당뇨 검사에는 2단계 접근법과 75g 경구당부하 검사 두 가지가 있음.
2단계 접근법은 50g 포도당 섭취 후 1시간이 지났을 때 혈액 중의 포도당 농도를 측정하여 140mg/dL(고위험 산모의 경우 130mg/dL) 이상인 경우 다시 100g 경구당부하 검사를 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