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 좋게도 자수성가 부자들을 만날 일이 많았다.
고시원 살다가 월 순수익 10억 버는 자수성가 부자, 본업으로 억대 벌고, 투자로 더 버는 분들, 체인점만 수 십 개씩 하는 대표님들..
많은 자수성가로 성공한 분들을 보면서 늘 느끼는 건 이 분들은 참 듣는 귀가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분들에 비하면 나는 삐약삐약 병아리고 애송이다. 그런데 내가 어떤 아이디어를 이야기하거나 좋은 정보라고 드리면 그분들은 그걸 들어주신다. 심지어 잘!!! 너 같은 애송이가 뭘 알아? 하면서 귀를 막지 않고 경청해 주신다. 그러면서 오히려 이렇게 말씀들 하시는 경우가 많다.
그래? 좋은 건 바로 적용해야지, 고마워!
와, 그런 생각을 어떻게 했어요? 대단해요!
정말 이 분들이 몰랐을 신박한 아이디어만 내가 쏙쏙 드렸을까? 그렇진 않을 거다. 그분들에게 도움 될 만한 것들만 이야기하니까 도움이 안 되진 않았겠지만 난생처음 듣는 완전 대박, 와우 할 정도의 아이디어는 아닐 것이다. 왜냐면 그분들은 나보다 레벨이 높기 때문에 경험도 많고, 주변에 뛰어난 전문가들도 많으니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 되는 이야기들을 많이 들으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분들은 내 이야기를 잘 듣고 바로 실천하는 모습도 보여주신다. 그럼 이 분이 더 멋지게 느껴진다. 우와, 저렇게 대단한 분이 내 얘기도 들어주시네. 나한테도 기회를 주시네. 그래서 난 다른 사람들에게 이 분들의 멋진 점에 대해 찬양(?)을 하고 다니게 된다.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 사정이 다르다. 그분들은 좋은 이야기여도 다르게 듣고 귀를 막아버리기 일쑤이다. 그건 이래서 어려울 거 같고, 이건 내가 해봤는데 안되고, 아직은 준비가 덜 됐고... 이런 말을 달고 산다. 그리고 이런 말로 말하는 사람 말문 막히게 한다. (모두 다 그런 것은 당연히 아니다. 놀랄 만큼 흡수력이 좋아서 내가 2년 걸렸던 걸 2개월 만에 해치운 분도 계신다. 하지만 대다수는 위와 같은 반응이었다.)
에이, 그거 다 해봤는데 안 돼요.
아... 전 그 부분은 완벽히 다 알아요.
우리 업계를 몰라서 그러시는 거 같은데.. 그런 건 여기서 안 통해요.
남 말 할 거 없이 내가 저랬다. 늘 의심하고, 불평하고, 안된다고 하면서 스스로를 믿지 못했고 그러면서 누가 뭐라도 얘기해주려고 하면 귀를 막아버리면서 아는 체를 했다. 이상은 하늘을 찌르는데 현실은 늘 그 자리인 걸 쳐다보기 싫었고, 나의 무지를 인정해 자존심 상하고 싶지 않았다. 남이 하는 말 안 듣고 튕겨내면 순간적으론 좋다. 멍청한 느낌도 들지 않고 충분히 노력해 본 것 같고, 있어 보이기도 하고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고 똑똑한 것 같으니까.
월수입 2000만 원을 넘게 벌고 나서 사업이 너무 쉽게 느껴졌다. 남의 말을 듣지 않고, 나보다 적게 버는 사람들을 무시했다. 그때 누가 나한테 경고를 좀 주었으면 좋았겠지만 아무도 주의를 주지 않았다. 나는 일주일에 몇 시간 일하지 않고도 나 혼자 살기에 충분히 많은 돈을 벌자 내가 최고라는 생각에 빠져 점점 고립되고 도움을 청할 사람이 없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걸 알아야 한다. 누군가 호의로 도와주려고 하는데 다 해봤다고, 다 안다고, 난 준비가 충분하다고 말하면 상대는 말문이 막힌다. 경험 많은 상대는 다 겪어본 일이기에 어? 좀 위험해 보이는데... 하면서도 본인이 싫다고 하니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어 입을 닫게 된다. 그리고 솔직히 남들은 자기 자식도 아닌 나한테, 그것도 스스로 듣기 싫다는데 굳이 시간 쓰고 에너지 쓰면서 무언가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한다.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해주려고 했지만 듣지 않는다면 누구 손해일까? 말 못 한 그 사람일까? 누구에게서나 배울 점은 있는 법인데... 그걸 듣지 않으면 그냥 내 손해다. 무조건 내 손해다. 왜 손해냐고? 만약 월 10억 버는 분이 나를 도와주려고 뭔가 이야기를 하셨는데, 내가 자존심 지키려고 저도 그런 건 다 해봐서 알아요! 라거나 그게 되겠어요? 에이 대표님이 저희 업종 몰라서 그러시는 거예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고 해보자. 어떨까? 이미지 자체가 오만방자 혹은 뭘 해도 안될 놈 같은데 나한테 뭐 하나 소개라도 해줄까? 작은 일거리라도 맡겨줄까? 돈은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다. 사람 느끼는 거 다 똑같다.
지금 이 순간 잘난 척이 중요한 게 아니다. 내 잘난 맛에 사는 것 중요하지만 배울 땐 내가 아무리 대통령 아니 대통령 할아버지라도 학생의 자세로 납작 엎드려 배워야 된다. 누구든 나에게 도움 되는 이야기를 하면 잘 들어야 한다. 잘 듣는 것 만으로 그들에게 나는 인품이 훌륭한 사람이 되기도 하고, 작은 거 하나라도 몰랐던 것을 배울 수 있게 되고 새로운 사업 기회가 찾아오게 된다.
예전에 나의 비즈니스 멘토께서 나보다 늦게 온 사람에게 "우와, 사장님은 두 달 만에 천만 원 버시겠네요!"라고 했다. 샘이 나서 따졌다. 저한텐 그런 말씀 안 하셨잖아요. 그러자 멘토께서 명언을 남겨주셨다. "사장님은 의심도 많고, 불평도 너무 많아서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았어요."헐. 반성한다. 근데 진짜 쉽지가 않다. 내려놓자. 제발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