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단 기분이야? 나도 느껴보고싶다. 내가 이제 느낄 수 있을까?'
전시회를 끝냈다.
줄담배 피듯, 한 숨을 습관적으로 뱉어냈던 내 모습도 당분간은 끝이다.
한 순간에 도심 속이 지평선이 보이는 드넓은 들판으로 보였다.
아가씨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히데코와 숙희의 탈출 연출을 드넓은 들판으로 표현했다.
작가양 역시 전시가 끝나자 히데코와 숙희가 탈출한 그 들판에 있는 기분이었다.
한 숨을 여러 번 쉬어도 차가운 공기는 데워지지않고 폐끝을 똑같이 차갑게 건드는 기분.
말 할 수 없이 시원하고 달았다.
쫓기듯 살아오다, 겨우 하나를 넘었다는 것에서.
축하하러 와준 나무늘보친구가 씁쓸하게 말했다.
"그렇게 좋아? 나도 그런 기분 느껴보고싶다."
단언컨데, 나 역시 귀하게 느껴볼 맛이었다.
앞으로 느낄려면, 또 하나의 산을 눈에 보이는 고생으로 가득채워 넘어야 받을 수 있는 그 선물같은 감정.
작가양은 이제 일주일의 휴가를 보내고있다.
단 감정들이 무뎌지는 것을 보아, 이 휴식에 익숙해졌나보다.
또 다시 달려야 할 생각에 막막하지만,
단 감정을 잊지않고 마음 속에 새겨두는 것이 새해의 목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