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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민주주의 2

알렉시스 드 토크빌 지음

by 노충덕

『미국의 민주주의 Ⅱ』

1835년에 출간된 『미국의 민주주의 Ⅰ』은 2014년 여름 방학 기간에 읽었고, 오늘 1840년에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 출간한 『미국의 민주주의 Ⅱ』를 읽었다. 토크빌은 프랑스 혁명기를 살아간 사람이다. 귀족 집안 출신이지만 더 이상 귀족일 수 없는 사회 변화에 몸을 맡기고 아메리카를 5년간 연구한 결과가 『미국의 민주주의Ⅰ,Ⅱ』다.


19세기 독자들의 이해 돕기 위해서 이건, 아니건 귀족사회와 민주주의 사회를 비교하는 연구 결과의 기술이 나에게도 쉽게 와닿게 한다. 혁명기를 살아간 그가 ‘평등’이란 개념이 사회에 퍼져가고 이는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전제로 프랑스인으로서 아메리카를 이해하고 소개하면서, 평등의 원리가 인간으로 하여금 노예 상태와 자유, 지혜와 야만, 번영과 고통 중에서 어느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인가가 전적으로 인간 자신에게 달려있다고 말한다. 민주주의가 전제주의로 변화될 수 있다는 토크빌의 우려를 보면서 SNS에 대해 감시하겠다는 검찰의 최근 시도에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174년 전에 출간된 책이라서 토크빌의 관찰과 주장에 현재의 기준으로 어색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사회 전반을 관찰하고 나름의 평가를 일반화하려는 시도를 읽으면서 토크빌이 학자로서의 위대함과 이 책이 고전이어야 함에 동의할 수밖에 없다. 토크빌은 시대를 읽었다.


『미국의 민주주의 Ⅱ』는

제1부 민주주의가 아메리카 지식인의 행동에 미친 영향

제2부 민주주의가 아메리카인의 감정에 미치는 영향

제3부 풍습에 대한 민주주의의 영향

제4부 민주주의적 사상과 감정이 정치사회에 미치는 영향으로 구성하고 563쪽에서 906쪽까지 본문을 74개의 주제에 나누어 기술하고 있다. 어떤 부분은 소주제에 결론을 담기도 하고, 각각의 주제를 질문으로 구성하고 본문에 토크빌의 연구 결과를 풀어놓기도 하였다.

1840년, 『미국의 민주주의 Ⅱ』가 발간된 때를 시점으로, 아메리카인은 종교적인 통일성과 혁명 경험이 없어 유럽인에 비해 철학에 관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민주 국가에 있어서 신념의 주요 원천은 여론과 평등이다. 아메리카인 들은 그들의 조상인 영국인들보다 평등사회에서 쉽게 파악,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에 일반적 개념에 더 많은 적성과 관심을 둔다. 아메리카인 들은 공적업무를 일반 시민들이 처리하면서 균형을 잡아왔기에 지적인 시민만이 정치에 관여하고 일반적 개념을 구상해 온 프랑스인에 비해 일반적인 개념에 관심이 적다. 아메리카합중국 사람들은 중세인과 비교하면 내세와 현세를 모두 중시하며, 종교는 정신적인 영역에만 제한하고 종교 외적인 것에 관여하지 않는다. 민주 국가의 국민은 범신론적 경향을 보인다. 우주를 설명하기 위해 고안된 철학 체계 가운데 범신론이야말로 민주주의 시대에 있어서 인간 정신을 매혹시키는 적합한 것 중의 하나다. 아메리카인 들은 이론과학보다 실용 과학에 더 몰두한다. 아메리카인 들은 소비자 만족을 유도하는 대량생산을 통해 이상적인 것보다 실제적인 것을 숭상하는 정신으로 기술을 개발한다.


아메리카 민주주의는 영어를 추상적인 어휘 증대, 언어의 혼란, 문체의 특성 약화라는 방향으로 변화시켰다. 아메리카인 작가나 연설가는 과장법을 쓰는 일이 많다. 민주 국가는 자유보다 평등에 더 열렬하고 지속적인 호감을 나타낸다. 자유에서 얻어지는 이익은 시간이 지나야 나타나 그것이 발생하는 근본 원인을 잘못 이해하기가 쉽다. 평등에 의한 이익은 즉각적이다. 그래서 이것은 언제나 그 원천에서부터 추적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모든 사람이 자기의 조상을 잊게 할 뿐만 아니라 후손에 대해서도 무관심하며 동시대인으로부터 고립시킨다. 그래서 민주주의는 언제나 자기 자신에게만 매달리게 하며 마침내는 인간을 완전히 고독한 존재로 가둘 위험을 안고 있다. 자유를 유지할 목적으로 동료 시민과 결합하는 것을 배우지 않는다면, 평등과 함께 압제가 증대할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인간의 사회적 조건이 평등해지고 인간이 개인적으로 무력해질수록 대중의 추세에 굴복하게 되고, 대중이 취하지 않는 의견을 혼자 고집하는 일은 더욱 어렵게 된다. 신문은 결사를 대표한다. 따라서 신문언론의 힘은 사회적 조건이 더 평등해질수록 증대할 것이다. 정치문제에 있어 결사의 자유는 생각만큼은 공중의 안정에 위험스럽지 않으며 얼마 동안 사회를 소란스럽게 한 후에는 결국 국가를 더욱 강화한다. 아메리카인 들은 현세와 지상의 일에 대해 종교가 자주 언급하여 이기주의 원리가 종교 문제에까지 적용된다. 사회가 평등해지고 회의론이 무성할 때는 인간의 행동이 원대한 목적을 지향할 필요가 있다.


아메리카인 들은 정직한 직업이면 모두 존경한다. 사회가 더 평등해짐으로써 관습이 순화된다. 민주주의는 주인과 하인 간의 관계에 종래의 명령과 복종의 관계를 사라지게 하고 계약에 따라 정직하고 정확하게 임무를 수행하고 임금을 받는 관계로 변화시켰다. 민주제도와 관습이 소작료를 올리고 임대차계약 기간을 짧게 하는 경향이 있다. 민주제도와 관습이 여성들에게 부과하는 위험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데 스스로 알아서 이성적으로 판단, 행동하도록 하는 민주주의 교육이 없어서는 안 된다. 아메리카인은 성의 평등 문제에 대하여 자연이 준 남성과 여성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른 임무를 준 것으로 인식하며, 여성은 고상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아메리카의 번영과 국력에 여성의 우월성이 크게 이바지하였다. 민주 국가에서 엽관 운동이 모든 돈벌이 중에서 가장 널리 행해지는 방법이 될 것이다. 민주 국가의 국민은 평화를 바라고 민주 국가의 군대는 전쟁을 바란다. (그럴듯하나 증명하기 어려운 토크빌의 논리) 민주 국가는 머지않아 지원병제도를 중단하고 강제적인 징집제도를 채택할 것이다. (20세기 초에는 정확한 예측이었다) 민주 국가의 군대 내에서 가장 호전적이면서 가장 혁명적인 계급은 장교다. 전쟁 초기에는 민주 국가의 군대가 다른 어떤 군대보다 허약하지만, 장기전에서는 강하게 된다. 평등은 자연히 인간으로 하여금 자유 제도를 취하게 할 것이다.


민주 국가의 국민은 자연히 권력 집중을 찬성하고 있다. 법 앞의 평등은 좋은 정부가 갖추어야 할 첫째 조건이다. 민주정치 제제가 모든 정치권력을 집중시킨 후 그것을 무책임한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 넘겨주어 버리는 경우 민주 국가에서 전제정치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한 정부가 일단 세워지면 그 정부는 국민을 억압함은 물론 국민의 가장 고귀한 인간성의 일부를 박탈해 버릴 것이다. 따라서 전제주의는 민주주의 시대에 더욱 무섭게 나타날 수 있는 것 같다. 이것이 민주 국가가 두려워해야 할 일이다.


프랑스혁명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간 알렉시스 토크빌이 시대를 읽어간 역작을 읽는 기쁨을 끝낸다. 『미국의 민주주의 Ⅰ,Ⅱ』는 한길사에서 한길그레이트북스 24, 25로 번역한 것으로 초판이 1997년에 나왔으나 내가 읽은 것은 2014년 1월에 1판 10쇄로 나온 것으로 본문이 909쪽에서 끝이다.


P.S. 2014년 9월 28일 오후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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