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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바시랜드 Mar 18. 2024

1인치의 장벽을 뛰어넘어

세바시 조교글 EP.15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고소한 참기름 향이 가득한 김밥의 추억 하나쯤 있으실 텐데요!

한국인의 추억과 향이 깃든 김밥이 이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K-푸드가 되었습니다! 


2023년 말부터, 미국 전역에서 한국의 김밥의 품귀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한국 김밥은 미국 인기 식품체인점 트레이더 조(Trader Joe’s)에 입점되어, 250톤의 규모가 완판될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열풍에는 한국계 미국인이자 389.7K 명의 팔로워를 가진 틱톡커 사라 수진 안(Sarah Soojin Ahn) 연사님이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미국에 거주 중인 사라 안 연사는 어머니와 함께 냉동 김밥을 데워 먹으며 맛을 평가하는 올린 영상을 올렸는데요. 이 영상이 미국 전역으로 바이럴되어 입소문을 타면서, 미국 전역에서 김밥 열풍이 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영상은 큰 인기를 끌었지만, 

김밥 리뷰 영상을 올리는 데까지의 과정은 그리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틱톡커 사라 안 연사님은 평생을 캘리포니아에서 자랐으나, 생일에는 미역국을 먹고, 매주 한국 방송을 보고, 한국어를 쓰면서 살아온 덕분에 한국인의 DNA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문화가 미국에 자리잡지 못했던 2000년 대 초, 연사님의 학창 시절에는 ‘자랑스러운 한국’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습니다. 한국인에 대한 외모 평가, 비하 섞인 농담 등 차별의 시선으로 가득했던 학창 시절이었지만, 특별한 한국 유산을 늘 알리고자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연사님은 학교 친구들과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밥을 소개해 주기 위해 직접 도시락을 준비했습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친구들의 반응은 매우 싸늘했습니다. '역겹다'는 말까지 듣게 되었는데요

연사님은 맛과 영양 좋은 한국 음식이 낯선 미국인들에게는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당황했고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나눠 먹을 생각으로 김밥을 준비했던 자신의 모습이 부끄럽게 여겨지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 일을 들으시면 속상해하실 어머니를 생각하여 솔직하게 말씀드리지는 못했다고 하는데요. 그 이후로 한국식 김밥 대신 미국식 샌드위치를 싸가기 시작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공유를 지속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10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2012년, “유튜브 최초 조회 수 10억 달성 뮤직비디오”라는 타이틀을 얻었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시작으로, 2017년 아메리칸뮤직어워드(AMA)에서 BTS가 찬사를 받으며 미국 TV에서 아이돌 최초로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세계를 돌파한 “한류”가 시작되었죠. 


K-POP을 시작으로 여러 계기를 통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느꼈던 연사님은, 어느 날, 미국 식료품 가게인 트레이더 조에서 냉동 김밥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린 시절, 한국 문화를 공유하는 데 부끄러움을 느끼게 했던 그 김밥이 냉동식품으로 팔리고 있다는 건, 꽤나 큰 충격이었습니다. 시대가, 한국에 대 인식이 바뀌었다는 증거였으니까요.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미국에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과 이를 보고 놀란 한국인 어머니, 그리고 맛에 대한 평가가 담긴 영상이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연사님 본인이 김밥 열풍을 일으킨 장본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다른 인종이나 문화를 향해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갖는 건, 다른 문화를 지닌 사람들의 삶을 접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연사님이 강연에서 직접 말씀하신 이 문장.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제게는 타지에서 한국인으로 살면서 존중받지 못한, 자랑스러운 자신의 문화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봉준호 감독이 오스카 수상소감에서 밝혔던 것처럼, 1인치 자막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세계가 있으니까요. 

또한 연사님이 직접 그 어려움을 몸소 겪었기에 진심을 담아 말할 수 있는 문장이기도 합니다.


혹시, 낯설고 모른다고 해서 다른 문화를 배척하거나 무시했던 경험, 있으신가요?

조금만 마음을 열고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다가간다면, 삶의 이해와 폭이 넓어질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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