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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Jan 13. 202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내가 믿는 새로운 종교, 실천교


법륜스님 행복학교라는 곳에 신청했습니다.

자신이 행복한 길이 무엇인지 찾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을 나누러 오신 아름다운 분들과 만났어요.


저의 현실을 아름답지 못했습니다.

쓰던 글 마무리가 잘 안되어있어 식탁은 어지러져 있고 같이 사시는 분은 배도 고픈데, 밥은 없으니 요리를 시작했고, 늦잠잔 아이들 넷은 한꺼번에 깨어 정신을 하나도 없게 엄마를 100번씩 부르면서 조잘거리고, 부산을 가기로 했는데 짐은 하나도 안 싸놓았고, 집은 엉망진창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티를 참석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 순간 "그냥, 천천히 가" 라며 도로 침대에 누워버리는 남편을 뒤로 하고 남편 책상에 가서 앉았습니다.


정신을 차리려 금방 샤워를 하고 나온 머리에서는 물이 뚝뚝 흐르고, 미리 준비가 안 되어있어 랩탑 구글미트 사용법도 모르고 허둥지둥 대는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옵니다. "빨리 들어오셔야죠~" "네!네!" 슬 슬 제 자신이 마음에 안 들기 시작했지만, 그럴 때면 "에잇, 하지 마 그럼" 하면서 던지기도 잘 하는 저이지만 그럼에도 꾸역꾸역 이건 꼭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행복학교에 어떻게 오시게 되었냐는 질문과 함께 간단한 소개를 나누라고 합니다.

"마음이 힘들 때, 마침 친정 엄마가 추천해서 오게 되었다. 우리 엄마의 변화된 모습을 보니, 아! 이거 정말 효과가 있나보다 싶어서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 고 인사를 나누었어요.

앞으로 5주 정도 진행될 이 프로그램은 마음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지만 바로바로 자신의 생각을 직접 자신의 문장과 언어로 나누어야 하는 참여형 수업이라 더 좋았어요.


저는 누구든 자신의 목소리나 언어로 표현했을 때 그제서야 정말 그 생각과 마음이 자신의 것이 된다는 것을 적어도 글쓰기를 통해 체험을 했기 때문에, 진짜 내 몸을 움직여 실천하게 하는 모임이 얼마나 유용한지 느끼고 있거든요.


그런데 하물며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마음" 이것을 챙기고 지혜를 구하는 일을 실생활에서 적용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라니!! 이건 꼭 해야 하는 거죠. 안 할 이유가 없죠. 약간 마음을 크게 내어서 적극적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졌어요.

지금도 저의 목표는 여전히 "지극한 마음의 평안"이니까요.



제가 새벽 글쓰기 모임을 함께 하는 가장 큰 이유중에 하나도 이거예요. 자신의 생각으로 사는 삶에 조금씩이라도 가까워지도록 삶속에서 함께 글쓰는 사람들과 공명하고 싶거든요.



"글을 쓰는 것이 좋다.글을 어떻게 써라"라고 강의하고,말하고,주장하기보다
그저 함께 '쓴다'는 행위 그 자체를 함께 하는 곳




그런 곳이 목표이고 오늘 새벽에도 글벗들과 함께 글을 쓰면서 잠을 깨는 저에게 행복학교의 가치관과 시스템은 딱 부합했어요.


첫번째 미션과 질문부터 저를 혼돈의 도가니탕으로 넣어주었어요.


평소 가장 많은 쓰는 말이 뭐예요? 흔하디 흔한 질문이지만, 막상 생각해서 문장으로 써보려고 하니 쉽지만은 않았어요.


"내가 평소에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뭐야?"

"나한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뭐야?"


이 두가지 질문을 지인 3명 이상에게 듣고 오는 것은 숙제라서 아이들에게 받았는데..

사남매에게 이걸 묻고 듣는 과정이 심히 충격적이었어요. 내용은 차마 눈물이 나서 말씀 못드리겠네요.

다음 기회에...흑흑


여튼 평소 내가 가장 많이 쓰는 말을 떠올려봤더니

저의 대답은 "하지마, 숙제했니, 좀 그러지마라, 밥먹어, 자. 빨리 치워...." 온통 명령어 뿐이었어요.

발표를 하라길래 사람들 앞에서 이 이야기를 했죠. 부끄러웠습니다. 하지만 인식을 시작했다는게 좋기도 했어요. 객관적인 나의 상태 인식이, 발전을 위한 첫걸음이니 이건 출발이 좋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법륜스님의 오늘의 강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보면

"누군가가 자기를 욕되게 하는 말을 하면  그건 쓰레기이니 그냥 버리세요. 상처받은 말을 들었다고 그것을 끌어안고 살면 그게 오래되면 남이 나를 괴롭히는게 아니라, 내가 나를 괴롭히는 거죠.

나를 향한 말 중, 나를 욕하는 그 말은 쓰레기입니다. 쓰레기를 어쩔수 없이 내가 받아들었다해도 그거 들여다보면서 하나하나 꺼내보면서 괴로워하지 마세요. 그냥 버려요. 그게 내가 나를 살피는 길입니다."



이 강의를 듣고 느낀 각자의 감상을 나누었습니다.



누군가는

"아, 10여전전에 시어머니가 말씀하신 비교의 말을 이토록 오래 붙들고 있었던게 생각났다. 쓰레기를 버려야겠다." 했고


또 누군가는

"그것을 쓰레기라고 이름지으니 버려야 할 것으로 비로소 구별이 된다. 감사하다"라고 했고



저는

"내가 들고 있는게 쓰레기통인 줄도 모르고 들고있는 경우가 많다. '이게 쓰레기다'라는 자각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이런 얘기를 들었다면 내가 받았고, 내가 버리긴 할껀데

'어쨌든 이 쓰레기 당신이 나에게 이 쓰레기 준거야. 그건 알고있어줘"라고 말하는 용기도 필요하다." 고 똑똑한 척 하면서 말했습니다.



그런데
제 다음분의 말에 내 똑똑하나 척이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


"어유... 저는 이 말씀을 듣고 나니, 섬뜩했어요. 혹여나 제가 쓰레기통을 던진 사람이 아닐까 싶어서요. 제 쓰레기통을 받아들고 상처받은 사람이 많으면 어쩌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앗,.. 난 왜 그 생각을 못했지?


내가 가진 말의 기본값 온통 명령어이면서, 내가 맞다는 생각과 틀 안에서 지 맘대로 살고 있으면서 또 다시 이 강의 안에서도 쓰레기라는 단어 속에 내가 받은 상처들만 떠올리면서 "버리긴 버릴껀데, 니가 준건 반.드.시.기억해" 라고 공격적+자기 방어적인 태도만으로 그렇게 난 나만 보이는 삶을 살아왔던게 아닌가...


와. 이런 깨우침이 이렇게 갑자기 온다고?

강의를 마치면서 꼬물~했던 마음이 들었는데 정신이 없어 뭔지 모르겠었어요.


에잇, 마침 어머님께 늦게다고도 했겠다, 쌓인 설겆이나 해 두고 가자며 싱크볼 앞에 서서 설겆이를 하는 내내 꼬리꼬리~하게 올라왔던 감정이 알아차려지고, 돈오점수 (**차츰 쌓아두었다 갑자기 깨달음) 처럼 내 앞에 이런 문장이 훅. 다가왔습니다.



아!!! 어쩌면 내가 독선적인 사람일지도..






부랴부랴 챙겨서 부산으로 향하는 길

네녀석들 난리통에 시끄러워서 목소리를 높여 소리지르듯 이야기 해야 하는 상황을 뚫고 운전하는 그의 귀에다 대고 운전석에 몸을 붙이고 다급하게 물었어요. 나의 설겆이 하면서 갑자기 찾아온 깨달음,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몹시도 안달나게 궁금했거든요.


그는 아니라고 말해주기를 은근히 바랬었던건가?

아닌줄 알았는데 막상 대답을 듣고 놀란것을 보면 그런것 같기도 하네요.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내말을 들은 두가지가  놀랍다고 했거든요.



첫째, 그것을 이제 깨달았다는 사실과

둘째, 내가 그것을 정말 모르고 그동안을 살았다는 사실.

와우...이거 현타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화이트 에디션)저자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출판다산초당발매2022.04.18.



여행지에도 저와 함께 온 지금 읽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받아들었을때, 제목과 디자인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겉표지만 들여다봐도 힐링이 되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에너지가 담긴 책이라서 그냥 느낌이 좋아 읽던 안 읽던 어딜가든 내내 손에 끼고 있어요.


편집자는 어쩜 이렇게 인생의 문제를 한 문장에 담아 제목으로 뽑았지? 생각했는데, 그건 편집자의 말이 아니라 현인의 지혜가 담긴 '마법의 주문'이었다는 것을 읽다보니 알게 됐습니다.



"갈등의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이 주문은 제가 가장 필요할 때 퍼뜩 떠올리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일단 떠올리면 언제나 확실한 효과를 발휘하지요. 더 겸손하고, 더 건설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게 합니다. 이 지혜는 시대를 초월하며, 특정한 종교에 한정적이지도 않습니다."



저에게 너무나도 필요한 말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내가 쓰레기통을 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쓰레기통을 주지 않았나 자주 되돌아보고, 상처받는 혹은 상처를 주는 그 현장에서 나를 깨워낼 힘이 필요합니다.


그냥 사는 삶에서 이것을 깨닫고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이 글의 저자도 숲속에서 매일같이 밤을 세워 철야 명상을 하고도 얻어내기 힘든 실천이라고 말하니,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어떤 노력을 해야만 얻어지는 경지겠지요.


그래서 매일 새벽 읽고 쓰는 힘이 필요하고.

같이 댓글을 나눌 글벗이 필요하고 마음공부에서 하는 말들을 실천에 옮기는 일상의 노력들이 필요합니다.



요즘 많이 하는 생각이 있어요. 특정한 종교색에서 모두 빠져나와 무교인, 자연인이 된 저에게 슬로건같은 말이 필요해서 기대는 문장.


"그 사람의 삶이 종교다'는 말이요.

그 생각에 이어 "실천이 종교다"라는 말로 발전시켜 이 교리를 따르는 삶을 실천하려는 요즘입니다.





내가 진짜 하는 행동만이, 나를 나타내주는 것 같아요. 내가 독단적이다 느꼈다면 그 느낌을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살 수 있게 실천하는데까지 실행으로 가져가야 하는데 사람은 그게 잘 안되니까, 고통속에 자주 빠지는걸테지요.


전 이번 깨달음을 꼭 실천의 영역으로 가지고 나올 수 있도록 용기있게, 깨어있고, 또 게으름과 맞서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키워보려고 합니다. 그게 바로 제가 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임과 동시에 나를 사랑하는 나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믿음과 신뢰의 모습이 아닐까요.


스텔라는 오늘 글쓰기를 통해 이런 마음을 결심합니다.


이 마법의 주문 "내가 틀릴 수 있다" 일상에서 꼭 활용해볼거예요.


또 행복학교에서 가르쳐준 쓰레기통 던지지 않고, 받아도 금방 버리기도 실천하고. 생활속 "손+텀+장인"

손수건 텀블러, 장바구니 쓰고 인증하기도 잊지 않고 할래요.



알 밖으로 나와 이것저것 새로워 보이는 세상이 새삼 신기합니다.




부디, 이것이 한낱의 깨달음으로 끝나지 않도록


가까운 곳에서 글벗님들이 감시자, 위로자가 되어주세요.




제일 가까운 곳에 이미 계셔서 저는


빼박이긴... 합니다만. ㅎㅎ




근데, 저 정말 독단적인가요?


제가 어떤 말을 가장 자주 해요?


글벗님들은


저에게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무엇이세요?




(댓글로, 저의 행복학교 숙제를 좀 도와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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