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닥다리 에디 Apr 12. 2022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읽어야 하는 이유

시대의 흐름을 읽는 근사한 방법

1.

해마다 서점가에 쏟아지는 신간들은 적지 않다. 소위 몇 만 부, 몇 십만 부의 판매량을 올리는 도서들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지만, 반대로 도서의 종 수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다. 무엇을 읽어야 하고, 무엇을 읽지 말아야 하는지, 사람들은 큐레이션을 원한다고 한다. 그러나 큐레이션의 가치는 마치 '마케팅'이라는 단어와도 같아서 정의하기 어렵고, 증명이 불가하며, 측정이 힘들다. 어쩌면 그래서 다들 큐레이션이 답이라고 말하는 걸까, 싶은 순간도 사실 더러 있다.


2.

큐레이션엔 정답이 없다. 내 취향이 아니라면 관심도 가지 않을 그 큐레이션은 때론 너무 공허하다. 같은 책을 이야기하고 추천해도 화자가 누구냐에 따라 그 파급은 천차만별이니 과연 큐레이션 자체에 힘이 있다고 하는 게 맞을까. 본래 내재된 힘이 아니라 능력과 힘 있는 누군가가 불어넣는 힘은 아닐는지, 나 또한 피드를 통해 좋은 책을 추천한다고는 하지만 그 추천에 '책임'이란 딱지는 애당초 없으니 나는 실은 자유한 셈이라. 유료로 추천한 게 아니니 돈을 환불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요, 어느 누군가가 대체 이런 책을 읽고 이런 장황한 독후감을 써서 현혹하느냐 따지듯이 물을 일도 없다. 면피의 탄환을 늘 장전하며 호시탐탐 상대를 겨눌 만반의 준비는 애당초 되어 있다. "큐레이션엔 정답이 없거든요."


3.

오늘따라 사설이 길었지만, 요는 간단하며 실은 반박에 가깝다. 그럼에도 읽어야 할 책이 있다는 것. 큐레이션의 영역 밖에서 근엄한 표정으로 당당하게 손을 내미는 그런 도서들. 그런 손을 내미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니 읽어야 한다. 그 손을 잡아야 한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그런 책이다.


4.

문학은 시대를 반영한다는 내 소견과 지론은 그간 13번에 걸쳐 출간된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보면 어느 정도 증명이 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사회의 변화 속에서 문학은 늘 가장 근사하고 고급스러운 방식으로 그 세대의 구태의연을 꼬집거나 때론 지나친 급변을 경계하기도 하지 않았던가. 그 시대의 문학을 보면 그 시대가 보였고, 그 시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 시대의 문학을 읽어야만 했다. 반대로 보면, 타인과 소통하기 위해 문학을 읽어야 했고 글과 책을 통해 시류를 읽고 파악했던 그런 시절이 있었다. 희미하긴 하지만 명맥은 이어지고 있다고 나는 믿고 있다. 13회나 이어져 온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이야말로 그 증거이자 희망이라고.


5.

 글은 독후의 소감이 아닌, 사실은 출사표와도 같다. 동네서점에서  동네서점 에디션을 매만지며 이제  독서를 시작하기 , 큐레이션이 난무하는 시대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의 단단한 존재감을 글로 담아봤다. 결론은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 지금  시대를 바라보는 젊은 작가들의 고유한 시각과 독특한 감성, 살아 숨 쉬는 필력을 직접 경험해보길 바란다.

매거진의 이전글 당신은 좋아하는 매거진이 있나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