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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무지개 Apr 14. 2022

울음이 찾아온다

스물두 번째 생각


울음이 있다. 

그 울음은 혼자 있을 때 찾아온다. 울음이 울기 시작하면 내 몸속의 장기들이 모두 꿀렁거린다. 그 울음은 나만 느낄 수 있다. 울음이 찾아오는 이유는 모르겠다. 울음의 정체도 모르겠다. 오직 울음이 계속 찾아올 거라는 것만 안다.


어느 날 책을 읽다 울음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저녁노을이 유난히 빨간 날,

어둡지도 밝지도 않은 그때.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 던 저녁나절,

너울대는 수수 이삭을 바라보던 그때.

글로만 남아있는 그녀는 자신도 알 수 없는 비애감에 눈물을 흘렸다고 하였다.


설명할 수 없는 울음.

그 이름은 비애였다.


울음을 분석하지 않을 것이다. 설명하려 애쓰지도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저 멀리서부터 이어진 근원적인 슬픔과 서글픔이다.


조용히 내리는 새벽 빗소리에 울음이 찾아온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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