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기부터 이름 후보로 서너 개를 생각하면서 어떤 이름이 좋을지 계속 고민했다. 평생 불릴 이름이니 부르기 어렵지 않아야 했고, 이름의 뜻대로 살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기 때문에 인명사전을 수없이 뒤졌다. 철학관이나 작명소에 가서 이름을 짓는 경우도 있지만, 크리스천인 우리 부부는 하나님의 뜻에 맞는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며 이름을 생각했다.
후보였던 서너 개의 이름 뜻이 모두 좋았기에 마지막까지 고민했고, 남편과 이야기하며 후보를 두 개로 좁혔다. 아기의 얼굴을 보고 가장 잘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지만, 출산 후 아기의 얼굴을 봤음에도 결정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고민할 시간이 없다. 하나의 이름을 정해서 출생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 출산 후에 한 달 이내에만 출생신고를 하면 되기에 남편의 출산 휴가 기간에 신고해도 되지만, 세상에 태어난 날 우리 아기의 이름을 지어주고 싶었다.
"여보 나는 도무지 못 고르겠어. 둘 중에 여보가 좋은 이름으로 출생신고를 해줘요."
"그럼 정말 내가 고른다?"
"응, 여보가 출생신고하는 이름이 우리 아기 이름이야."
남편에게 최종 결정을 맡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우리 아들 이름은 시후야 시후!"
"나도 여러 후보 중에 시후라는 이름이 제일 마음에 들었어. 수고했어요."
베풀 시(施), 즐거워할 후(㰭)
남편은 여러 이름 후보 중 즐거이 베푸는 아이라는 뜻의 이름을 선택했다. 그렇게 우리 아기는 이 세상의 일원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