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그리고 나에게
흔들려도 괜찮다
저기 저 가녀린 갈대는
나부끼는 바람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나 강풍에 나무가 꺾일지라도
갈대는 쓰러지지 않는다
살랑살랑 춤추다 중심을 잡고
다시금 꼿꼿이 하늘과 마주한다
그러니 아이야,
흔들려도 괜찮다
저기 저 배불뚝이 오뚝이는
재미 삼은 손길 따라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그러나 강압에 로봇이 부러질지라도
오뚝이는 쓰러지지 않는다
꾸벅꾸벅 인사하다 중심을 잡고
다시금 웃음 띄며 세상과 마주한다
그러니 아이야,
흔들려도 괜찮다
여기 네 곁에 서있는 아빠도
누군가의 말 한마디
누군가의 시선
누군가의 생각에 따라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셀 수 없을 정도로 흔들린단다
그러나 아이야,
아빠를 보렴
가끔 넘어지더라도 툭툭 털고 일어나
언제나 네 곁에서 나란히 걷지 않니
그러니 아이야,
흔들려도 괜찮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댈 수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