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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homo Dec 06. 2020

트럼피즘은 죽지 않았다.

포럼잇다 [미국 대선이 남긴 것과 바이든시대의 한미관계]를 보고

안병진 교수님께 마이크를 채워주는 박원석 정치커뮤니티잇다 이사장. 항상 마이크를 차던 프로방송러이지만 오늘은 막내작가포스로 교수님께 마이크를 채워주고 있다.


지난 11월 전세계 가장 영향력 있는 자리를 두고 두 70대 노년의 신사(?)가 진검승부를 벌였습니다. 

한명은 평생을 기이한 행동과 돌출발언으로 언론에 회자되는 인물이었으며 한명은 평생을 정치인으로서 정도를 지키는 인물이었지요. 두 캐릭터만 살펴보자면 후자가 압도적으로 당선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상황은 간단하지 않았나 봅니다. 그 현상과 앞으로 우리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난 11월 28일 포럼 잇다에서 안병진 교수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번 미국대선은 우리 사회정치계에도 투영할 수 있는 점이 많았습니다. 

트럼피즘으로 불리우는 극단적 주장에 미국의 백인소외계층은 열광했으며 2016년 좌파와 중도의 연합전선마저도 가볍게 허물고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바가 있었지요. 신기한 일입니다. 분명 미국은 소수 인종의 정치세력화, 뉴 밀레니얼 세대의 진보화로 진보섹터에 분명 유리한 운동장이 형성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2016년 대선을 패배하고 이번 2020년 대선에서도 경합주에서 박빙의 승리를 가져갑니다. 트럼피즘으로 대표되는 극단적 주장의 트럼프를 선거에서 압도하지 못하고(심지어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두번째로 많은 득표를 가져간 대통령후보가 되었다.) 오히려 부정선거라는 또다른 극단적 주장의 트럼피즘을 낳고 말았죠.


심지어 미국 민주당 내에서도 잡음이 많았다고 합니다. 좌파를 대표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즈는 이번 대선과정에서 중도주의자 바이든의 선거압승을 방해한 원인으로 지목되며 지지자들에게 많은 공격을 받았고 심지어 정치를 포기할 생각까지 가질 정도로 심각한 압박을 받았던 모양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피즘 못지 않게 정치적올바름에 대한 일반 유권자의 피로도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미국 유권자 분포의 대부분이 급진적인 변화에 인색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침체, 트럼프 정권으로 인해 급격히 우경화된 과격주의와 진영정치를 바로잡을 전진적 개혁성향을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좌파의 정치적 입지는 더욱 줄어든 모순적인 상황이 오고 말았던 것이지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여 포럼을 진행하였습니다.


한국사회에서도 이 선거결과는 유의미하다고 보여집니다.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이후 가장 먼저 대통령 하야를 요구했던 진보정당 정의당, 하지만 대선 국면만 되면 거악을 물리치기 위한 선택지로 한국민주당을 선택하는 유권자의 점진적 개혁성향은 미국 대선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좌파, 또는 진보정당이 가지고 있는 개혁성향을 존중하면서도 당장 물리쳐야 할 대상을 정하고 이를 이기기 위한 하나의 승부, 게임의 성격으로 선거에 임하는 것이 한국의 선거양태로 보여집니다. 


이번 미 대선에서 또 하나 흥미로운 것은 뉴밀레니얼의 진보화와는 상관없이 두 후보는 너무 전형적인 사람들입니다. 남성이며 백인이며 또한 너무 노쇠합니다. 바이든 캠프에서도 이 점을 의식했는지 캐멀라 해리스라는 유색 여성을 런닝메이트로 지목해 전형적인 이미지를 어느 정도 회복하려 했는 지 모르겠습니다만 현재 미국 정치의 기득권적 태도가 여전히 변화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나 생각합니다. 실제 트럼프를 지지하는 백인 노동자 계층은 미국 민주당의 워싱턴 정치(현장이 없는 귀족정치)를 혐오했으며 이를 당당하게 투표소에서 실력행사하기도 했었던 것이지요. 비록 이번 선거에서 신승을 거두긴 했지만 미국민주당은 이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이 점은 한국의 진보정당에서도 고민해야할 부분입니다. 분명 정치적 올바름과 좌파의 선명성만으로는 전체 유권자의 호감을 가질 수 없습니다. 또 그렇다고 기존의 안정적 기반을 통한 의회 내에서의 정치만으로도 남성 노동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습니다. 이는 앞으로 진보정당이 어떤 균형감을 가지고 이를 적절히 조화롭게 정치적 영역에서 포용할 수 있는 지 깊은 고민과 대안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바이든 시대에서 한미관계, 나아가 대북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분명한 건 앞으로 당분간 우리에게 극적인 평화체제의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미 북한은 최고단계급의 재제조치를 받고 있으며 북한 역시 코로나 이후 중세요새국가수준의 자가격리조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종대 이사님 역시 문재인 정부, 미국 정부의 경제적가치와 안보가치를 교환한다는 기본적 인식태도가 변하지 않는 이상은 당장 변화가 생길 수는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어찌되었든 2020년 미국 대선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미국의 역사교과서, 우리나라의 세계사 교과서에 미국 제46대 대통령은 조 바이든으로 적혀질 것이고 우리는 그것을 역사로 공부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전세계 가장 영향력있는 70대 노신사를 앞으로 무수한 매체에서 접하게 될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되길 바랍니다. 

 

(사)정치커뮤니티 잇다는 후원회원의 소중한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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