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한 너와 여전히 그대로인 너
처음에 너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를 집 앞까지 바래다주었다. 왔다 갔다 왕복 2시간이 넘고, 데려다주고 난 뒤 집에 도착하고 나면 잘 시간이 5시간도 채 안 남았지만.
그러다 너는 어쩌다 지하철역 앞에서 헤어져야 하는 날이 오면 내가 사라질 때까지 오래도록 바라봐 주었다. 내가 시야에서 사라지면 그때서야 전화를 걸어 어떻게 한 번 돌아보지도 않고 가느냐고 물었다.
겨울이 오면 너는 추위에 유독 약해 덜덜 떨고 있는 나를 위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외투를 벗어 덮어주었다.
내가 우울한 날 너는 평소에는 수다스럽던 입을 꾹 다문채 내 얘기에만 귀 기울이며 같이 화를 내주고, 맞장구쳐 주고, 한 번도 빠짐없이 항상 내편에 서주었다.
운전하는 옆에서 같이 라디오를 듣다 내가 잠이 들면 너는 행여 잠이 깰까 싶어 라디오를 껐다.
첫눈이 오던 날 너는, 약속에 조금 늦더라도 그 먼 꽃집까지 쉬지 않고 달려서 꽃다발을 사 와 내게 주었다.
지금 너는, 이제는 아주 가끔 집에 데려다주고, 배웅하고 난 뒤 뒤를 돌아보았을 때 보이지 않을 때도 있고, 나이가 들었나 보다고 얄미운 핑계를 대며 외투를 벗어주는 일도 많이 줄었다.
변했어!
하지만 너는, 여전히 내편이고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꽃다발을 선물하고 셀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무심한 나를 배려한다.
그래서 나도, 처음과는 많이 변했다.
지금의 나는, 예전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된 것 같다. 너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