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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Feb 04. 2020

죽음에 가까워진 시선으로 삶을 돌아보다

[영화] 내가 죽기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예전부터 나는 죽음에 관심이 많던 터라 내가 떠난 뒤의 세상에 대해 여러 번 생각해봤다. 현재의 생각과는 조금 다르지만 , 과거의 나는 내가 떠난다면 내 주위 사람들 모두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느꼈다. 그래서 내가 떠난 뒤 내 물건을 정리하면서 누군가 글을 발견한다면 날 잊지 않길 바라며 이곳저곳에 다양한 메시지를 남겼었는데 그중 하나가 묘비명이었다. "나무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  지금도 그러해. 나는 언제나 이곳에 있을게 언제든 쉬었다 가도 좋아" 18살의 나는 이런 묘비명을 남겼다. 이 영화를 보며 나는 내가 떠난 후의 세상에 대해 생각해보던 그때가 떠올랐다. 죽음에 가까워진 시선으로 삶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 ,  2017년 개봉한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The Last Word)이다.  


2017 개봉작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 The Last Word) / 출연 : 셜리 맥클레인 , 아만다 사이프리드

영화의 주인공은 80대 해리엇 롤러, 까다로운 완벽주의자에 엄청난 스펙과 부를 소유한 재수 없는 노인네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해리엇은 자신이 죽은 후에도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 사망기사 전문 기자인 앤을 찾아가고 자신의 사망기사를 써줄 것을 요청한다. 이에 앤은 기사에 쓸 내용을 찾아 해리엇의 지인들을 만나지만 그들은 모두 해리엇의 완벽한 성격과 까칠한 태도에 실망하거나 상처 받은 후 그녀에게 등을 돌린 상태였다. 결국 앤에게서 평범하디 평범한 사망기사를 받은 해리엇은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고자 한다.


내 인생은 아직 안 끝났어


완벽한 사망기사를 위해서는 필요한 4가지가 있었다.

첫째. 고인은 가족들의 사랑을 받아야 한다.
둘째. 고인은 동료들의 칭찬을 받는다.
셋째. 고인은 아주 우연히 누군가의 삶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
넷째. 자신만의 와일드카드가 있어야 한다.

네 가지 요소중 어떤 것도 가지지 못한 해리엇은 앤에게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 자신의 사망기사의 도입부가 될 와일드카드를 찾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앤과 함께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기 시작한다. 완벽하고 깐깐한 해리엇과 그가 마음에 들지 않는 앤, 둘은 서로 티격태격하며 완벽한 사망기사를 쓰기 위해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해리엇은 앤에게 어떠한 삶이 잘 살아낸 삶인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이 이야기들의 영화의 핵심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네가 실수하는 게 아니야, 실수가 널 만들지. 실수는 널 더 똑똑하게 하고, 널 더 강하게 하고, 널 더 자립적으로 만들어. 내 딸에겐 절대 못할 얘기 하나 해줄게. 앞으로 크게 자빠져! 실패해 , 어마어마하게 실패해! 실패해야 배울 수 있어 실패해야 사는 거야"


해리엇은 덤덤하게 앤에게 인생에 대한 조언을 해준다.


"자신의 의견을 말할 때는 절대 사과하지 마"

"적극적으로 살아"

"어마어마하게 실패해!"

"물속에 뛰어드는 것을 주저하지 마 "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렴" 


해리엇이 삶에서 배워온 인생에 대한 조언을 앤에게 아낌없이 쏟아낸다. 영화를 보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관객들에게 이 메시지는 각자의 인생으로 해석된 조언으로 다가온다. 내가 번아웃이 되었을 때 이 영화를 다시 찾은 이유도 그랬다. 삶을 되돌아보고 내 삶에 조언을 얻고 다시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영화라고 생각했다.

인생이 힘든 시기 , 지쳐있는 시기에 사실 어마어마하게 큰 무언가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자극제 또는 아주 작은 공감, 아주 작은 위로가 나에게 제대로 들어맞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이 영화가 뻔하디 뻔하고 지루한 미국 영화라고 하지만 인생에 대해 생각이 많은 누군가에게는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만으로도 작은 힘을 얻지 않을까 싶다.


끝내는 건 나의 인생이야 네 인생이 아니고 , 네 인생은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영화를 보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묻는다. "너는 어떤 삶을 살고 있니?"

이 영화를 보는 나는 내 삶을 되돌아본다.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나, 내가 떠난 후 나는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될까?

나는 이 작은 생각에서부터 또 한 번 삶을 나아갈 힘을 얻었다


"그저 좋은 날이 아닌, 의미  있는 날을 보내세요"         

이상 오늘이 힘든 우리에게 작은 힐링이 될 수 있는 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The Last Word) 리뷰이자 추천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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