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말하면 따라오는 득과 실(비밀의 심리학)
나는 말하기를 선택했다. 물론 사람 봐가면서
3년 전,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을 겪었다.
나는 혼자 담아두기보다는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남들과 나누는 편이라
가깝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나눴다.
당연히 나와 똑같이 생각하고,
내 편을 들어줄 거라 생각했으나
예상보다 덜 뜨겁거나 정반대의 반응에
엎드려 절받기를 한 듯한 외로움과 배신감을 느끼곤 했다.
가족부터 10년 지기 친구들까지 상처가 되었다.
더 이상 타인에게 그 이야길 꺼내지 않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내가 응당 받아야 할 위로와 분노가 있다고 생각했다.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면 쏟아내지 않을 수 없었다.
매일 악몽을 꿨고, 응급상담도 받았으니까.
그렇게 1년이 흐르고 몇 년 만에 보는 지인을 만났을 때,
몸을 떨며 얘기하는 나를 안아주며
내가 원하던 반응을 해줬다.
자신의 일처럼 분노했고 깊이 공감해 줬다.
상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내가 받아들여졌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마음이 서서히 풀렸다.
상대방이 어떤 반응을 할지는 비밀을 듣는 사람의 몫이다.
내 손을 떠난 일이다.
나는 사람과 대화하며 치유받는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 내가 위로받을 수 있는 일을 했다.
간간이 상처도 세게 받으면서 말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내면을 나누는 일과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정리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흘려버리던 주제를
내 일처럼 관심 갖고 행동할 수 있었다.
누구든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한 번 머리를 불쑥 내민 감정과 생각(비밀)은
무시할 수 없다.
억누르려고 하면 감정은 더 커진다.
그저 지나갈 때까지 바라보든, 적극적으로 대응하든,
어떻게 처리할지 선택해야 한다.
'감정을 받아들이면 받아들이는 거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나?'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여기서 ‘선택’이 강조되는 이유는 통제감을 얻기 위해서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선
내가 어떤 가치를 중시하는지 알아야 한다.
말하는 입장에서는
타인에게 걱정거리를 안기지 않는 게 중요한지,
서로 진실하게 소통하면서 마음이 가벼워지고
관계가 끈끈해지는 게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듣는 입장이라면, 옳고 그름이 중요한 사람은
상대에게 솔직한 피드백을 할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누군가가 받을 상처를
먼저 생각하고 말을 아낄 수도 있다.
도덕성과 타인의 마음.
개인이 두는 가치에 따라 선택은 달라진다.
맞고 틀리고는 없다.
나는 타인과 공유하길 선택했고,
가까운 이들과 소통하며 상처받기도 했지만(비용),
관계가 돈독해지기도 했다.
관심 없던 이들에게 마음을 쓰게 되었다 (이득, 시각 확장).
그저 자신답게 사는 삶을 위해
내가 무얼 가치있게 생각하는지,
내가 가진 걱정과 고민을 드러내며
공감 또는 새로운 견해가 필요하진 않은지,
만약 그렇다면 누구와 나눌 것인지
스스로 솔직하게 얘기해 보는 걸 추천한다.
혼자 담아두면 반추하며 고립된다.
세상도 사람도 예측할 수 없지만,
어딘가에서는 같은 마음인 사람들이
사회적 지지를 해주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