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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우렌 Feb 19. 2024

엄마도 코스요리 한다~

 밀키트도 안 먹는 아이.. 밥을 싫어하는 아이를 위한 요리이야기예요. 

저성장 아들을 키우다......


저성장으로 성장호르몬을 맞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사실 속상함이 마음 깊은 곳에서 끓어올랐다.

나의 내면은 그동안 아이를 탓했다. 

정말 너는 왜 이렇게 안 먹니?라는 말이 목에서 넘어왔다. 


맛있다는 밀키트도 다 사주어도 한 두 숟가락일 뿐......

국밥 같은 거도 처음 몇 번일 뿐..

그래서 고민했다. 


유럽에 사는 언니가 밥을 싫어하는 아이는 핑커푸드를 해주는 게 좋다는 조언을 받고

요리에 대한 나의 관점을 바꾸기로 했다. 


한식만이 답은 아니다, 한 가지 요리에 집착하지 말자, 여러 가지 요리로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자.

내 몸은 부서질 수 있지만이라는 두려움도 있지만, 아이가 행복하게 먹어준다면 그거만으로도 좋겠다는 심정으로 집에서 요리를 시작했다. 


그전에도 요리를 꾸준히 했다. 그렇지만,  주로 한식이었고, 스파게티도 조금뿐이 안 먹는 아이라서 정말 점점 엄마로서의 자존감이 땅에 떨어졌다. 


과연 제대로 하는 엄마가 맞을까?.


그래! 나도 도전해 보자.

넷플릭스에서 종종 보던  고든렘지셰프들의 프로그램이 떠올라 조금 비슷하게 그들의 요리처럼 출발하기로 했다.


코스요리로 준비하여 심미성에 관심이 높은 아이에게 적당한 코스요리를 준비해 보았다. 



첫 번째 코스요리 


멜론프로슈트, 하몽이나 프로슈트와 멜론만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다. 

멜론 프로슈트 


생각보다 놀라운, 아이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요거만 두 접시.



두 번째 코스요리
계란 흰자- 샐러드

한입에 쏙 들어가는 계란흰자 + 야채샐러드. 

아이가 좋아했다

아들이지만 아주 예쁘고 섬세한 것을 좋아하는 둘째를 위한 맞춤샐러드. ~~ 



세 번째 홍합파스타

올리브오일을 듬뿍 넣고 화이트와인과 알리오올리오 스타일의 파스타에 홍합을 곁들였다.

생각보다 맛있었는지 국물까지 숟가락 싹싹 긁어먹었다. 




네 번째 오징어먹물파스타 

오징어먹물이 스파게티가 신기했는지 그럭저럭 먹었다.

느끼함이 조금 있어서인지 요 한 접시만 먹었지만 평소 먹는 양의 두 배를 먹었다. 

이렇게 하고 마지막은 요구르트 후식을 주었다.


이렇게 요리를 하고 나니 참 즐겁게 저녁을 마무리했다.


아이가 음식을 안 먹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했다.

너무나 힘들었던 순간이 이렇게 눈 녹듯이 사라진다.


내일은 엄마 어떤 요리를 할 거야? 


예쁘고 다양한 요리에 즐거움이 컸는지 뭐뭐 해달라고 조잘거린다.

스테이크를 미듐레어로 해서 먹어보고 싶다고 하니 스테이크 레시피를 기웃거린다. 


어느 순간 아이의 뱃구레가 늘고 한식도 잘 먹어주길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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