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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두 Oct 19. 2024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5일 차(p.123~p.159)

☆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

들을 수 없는 답이지만 나는 아버지의 대답을 알 것 같았다. 긍게 사람이제. 사람이니 실수를 하고 사람이니 배신을 하고 사람이니 살인도 하고 사람이니 용서도 한다는 것이다. (p.138)

     

☆ 발췌

술에 취하지 않으면 견뎌낼 수 없었던 작은 아버지의 인생이, 오직 아버지에게만 향했던 그의 분노가, 처음으로 애처로웠다.(p.129)      


무엇에도 목숨을 걸어본 적이 없는 나는 아버지가 몇 마디 말로 정의해 준다 한들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 그런 내가 아버지를 비아냥거릴 자격이나 있었던 것인가.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미안했다.(p.148)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그런 날도 있었다. 이듬해 아버지는 감옥에 끌려갔고, 나는 아버지를 잃었다. 그때의 나는 지금보다 더 불행했다. 광주교도소에 있다는 걸 알았지만 만날 수 없는 아버지는 없는 것과 같았다.(p.158)    

  

몸 약한 어머니를 대신해 온몸으로 놀아주던 아버지를 잃고 나는 세상 전부를 잃은 느낌이었다. 그때 잃은 아버지를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도 되찾지 못한 게 아닐까? 아버지를 영원히  잃은 지금, 어쩐지 뭔가가 억울하기도 한 것 같았다.(p.159)   

   


☆ 단상(선택) 

아리는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다.”(p.28)는 아버지의 말을 이제는 안다. 막냉이 삼춘이 딴사램이 된 사연, “평생 빨갱이 아버지가 아니라 자랑이었던 아홉 살 시절의 형을 원망하고 있던 작은 아버지가”(p.129) 아리는 처음으로 애처로웠다. “독한 소주에 취하지 않고는 한시도 견딜 수 없었던 그러한 사정이.(p.131)” 작은 아버지만의 사정이 이제 아리에게 마음으로 전해진다. 아리는 “한때 적이었던 사람들과 아무렇지 않게 어울려 살아가는 아버지도 구례사람들도 늘 신기했(p.137)”다.(p.137) 아리는 “긍게 사람이제.”(p.138) 아버지에 들을 수 없지만 아버지의 대답이 무엇인지 안다. 아리는 “죽음 앞에서도 용서되지 않는 아버지 죄”가 해는 더 높아지지만 볕은 더 따가운 것처럼 현실을 느낀다. 아리는 아버지의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p.141) 아버지식의 위로가 때로는 “지금까지의 모든 설움이 씻겨 내릴”(p.141)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아리는 처음으로 목숨을 걸고 무언가를 지키려 했던 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 미안한 마음은 달큼한 치자꽃 향기처럼 아리의 마음에 퍼져 새파란 하늘에 뭉게구름이 피어나듯 아버지에 대한 그리운 마음으로 피어난다. 이제 아리는 가혹한 현실에 묻는다. “그때 잃은 아버지를 어쩌면 나는 지금까지도 되찾지 못한 게 아닐까?”(p.159)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을 떠올리며 그날의 아버지를 잃은 마음이 억을 하다고. 아무 걱정 없이 행복했던 그런 날이 아리에게도 있었다고.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5일 차입니다. 

읽을 페이지는 p.123~p.159입니다. 

독자분들도 발췌해 놓은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을 필사해 보세요. 

필사한 구절로 ‘댓글달기’에 ‘한 줄 단상’을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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