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차(p.182~p.210)
☆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
아버지는 나의 우주였다. 그런 존재를, 저 육신을, 이제 다시는 볼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생생하게 시간과 공간의 한 지점을 점령하고 있는 저 육신이 내일이면 몇 줌의 먼지로 화할 것이다. 마음 저 밑바닥에서 물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눈물로 솟구쳐 나오려는 순간 누군가 나보다 먼저 울음을 터뜨렸다. (p.201)
☆ 마음에 와닿은 문장들
새벽녘의 장례식장은 모처럼 고요했다.(…)
어제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불과 몇 시간 전이 아득한 옛날 같았다. 하기야 어제와 오늘은 확연히 달랐다. 아버지가 존재했던 날, 그리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날, 나로서는 최초의,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p.182 )
“또 올라네.”
여기 사람들은 자꾸만 또 온다고 한다. 한 번만 와도 되는데. 한 번으로는 끝내 지지 않는 마음이겠지.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마음들이, 얽히고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이, 나는 무겁고 무섭고, 그리고 부러웠다. (p.197)
죽음이란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것, 아버지는 보통 사람보다 더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으니 해방의 기쁨 또한 그만큼 크지 않을까, 다시는 눈 뜰 수 없는 아버지의 얼굴을 보면서 나는 그런 생각을 했다. (p.198)
☆ 단상(선택)
아리는 고요한 새벽녘 장례식장에서 확연히 다른 어제와 오늘을 느낀다. 이 세상의 나의 우주였던 아버지가 최초로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그런데 아버지의 인연들의 얽히고 설켜 끊어지지 않는 그 마음들로 아버지의 존재를 느낀다. 아린 어릴 적 전부였던 일심동체 아버지와 섬진강에서 다름을 알고 이미 분리되었지만 그 아버지를 이데올로기와 국가가 빼앗아 갔다. 작은 아버지와 아리의 등에 두 짐은 죽음으로 고통이 해방된 아버지로 인해 이제는 한 짐이 덜어 낼 수 있을까? 등에 그 한 짐은 이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으로 고통스러운 삶에 마음 저 밑바닥에서 차오르는 무언가가 된다. 그 마음은 여기 사람들처럼 미움이든 우정이든 은혜든, 질기고 질긴 얽히고설킨 끊어지지 않는 마음이 된다. 우리는 때로는 누군가의 덕으로 살기도 하고 누군가의 사정으로 힘들지만 그래도 고통으로 해방될 수 있는 삶이기에 기쁨 또한 크지 않을까.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던 아빠가 보고 싶고 그립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함께 읽기’ 7일 차입니다.
읽을 페이지는 p.123~159입니다.
독자분들도 발췌해 놓은 ‘마음에 담고 싶은 문장들’을 필사해 보세요.
필사한 구절로 ‘댓글달기’에 ‘한 줄 단상’을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