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그래서, 타코왕이 될 가능성은?

세상은 너가 생각하는 것만큼 만만하지 않단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타코왕이 되고 싶었습니다. 이것은 마치 만화 원피스의 루피가 동료들을 모으며 역경을 이겨가는 모습 그것과 같을 것 같을 예정이었죠. 항해를 떠날지 말지 고민했던 당시 생각의 흐름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멕시코에서 Taco는 하나의 문화입니다. 어떤 음식을 또르띠야에 싸 먹는 것 자체가 타코인 것이죠. 마치 우리나라 쌈 문화와 같습니다. 상추에 밥을 싸 먹으면 식사가 되고, 고기를 싸 먹으면 식사와 안주 둘 다 되는 것과 같죠. 좋아, 그럼 타코를 판다면 어떻게(How) 팔래? 또다시 How로 돌아갔습니다. 여기서 How란 컨셉을 말하는 겁니다. 쉽게 말해서 '그럼 Taco를 식사로 팔거야? 안주로 팔거야?'라는 것이죠. 식당 형태로 팔 것인지 프렌차이저 형태로 할 것인지 아니면 Pub 형태로 판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했습니다.

Case 별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Taco는 식사다

Taco를 식사로 가정했을 때, 경쟁상대는 '밥'이 됩니다. Taco를 패스트푸드로 가정했을 때, 경쟁상대는 햄버거, 서브웨이 샌드위치, 편의점 도시락 등이 되겠죠. 예상되는 주요 고객 연령층은 20~40대입니다. 그렇다면 20~40대 남자들이 국밥 대신 Taco를 먹을까? 여성들이 Pasta 대신 Taco를 먹을까? 햄버거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해당 질문에 나름의 답을 찾고자 여러 Taco 가게를 찾아가 봤습니다. 잘 되는 식당은 대부분 높은 Quality의 맛, 분위기가 있더군요. 대표적인 Taco 맛집 성공사례는 대구 동성로의 '블랙 타코 앤 그릴'이 되겠습니다. 몇 번 찾아가 봤는데 항상 외국인이 있었고, 데이트하는 커플, 비교적 젊은 직장인 모임 등 확실히 연령층이나 마니아 층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외 보통 이하 Quality를 가진 식당은 크게 잘 되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식사는 확실한 품질이 아니라면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블랙 타코 앤 그릴 바깥 풍경
메인 메뉴 파히따. (몇 번 갔었지만 정신없이 먹기 한 관계로... 사진은 '밍끼'님의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2. Taco는 안주다

Taco가 안주라 할지라도 위와 같이 경쟁군이 있습니다. 더 추가해서, 메뉴의 확장이 필요합니다. 많이 늘리진 않더라도 최소한 나쵸, 브리또, 퀘사디아 등 메뉴를 늘려야 합니다(생각해보니 고려해야 할 사항은 식사든 안주든 같네요 ^^;;). 만약 메뉴도 어느 정도 확장하고, 전문성을 살려서 판다면 어느 정도 마니아층은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이것 역시 나름의 답을 찾고자 돌아다녀 봤었고, 제가 찾은 대표적인 Pub 형태의 Taco 맛집 성공 사례는 해운대의 'Abnormal Taphouse'가 있습니다. 이 가게는 찾기 힘든 구석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많았고, 확실한 마니아층이 있었습니다. 주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아오더라구요. 3~4번 찾아가 봤는데 항상 외국인 비중이 높았습니다. 메뉴가 많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맛은 있었어요 (참고로 이 가게는 타코 보다 브리또가 더 맛있습니다). 만약 술과 함께 Taco를 안주로 판다면, 이 가게가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가장 가까웠습니다.

Abnormal Taphouse
외국인이 많아요 ㅎ
브리또와 맥주입니다~! 국내에서 먹어본 브리또 중엔 제일 맛있었습니다.
3. Taco가 식사든, 안주든 과연 고객들이 찾아줄 것인가

마케팅 관련 서적을 보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여성의 마음을 잡아라'입니다. 기본적으로 타코는 손을 사용해 먹습니다. 문제는 타코를 맛있게 한다고 해도 과연 1) 여성들이 2) 손으로 타코를 집어서 3) 내용물을 흘리면서 먹을까 (처음 먹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용물을 많이 흘립니다)...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진 않았습니다. 제가 멕시코서 먹던 타코는 '맛'은 있었지만 그다지 '우아'하게 먹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능성을 높이려면 '음~ 조금 흘리더라도 이건 문화니깐 이해할 수 있어'라고 느낄 수 있고, 확실한 마니아층(외국인이나 젊은 세대 등)이 생길 수 있는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맛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스스로 했던 생각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1. Taco를 식사로 하든, 안주로 하든 할 거면 Quality를 많이 높여야 한다.
2. Taco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메뉴를 늘려야 한다.

3. 따라 할 수 없는 소스(레시피)를 만들어야 한다. 쉽게 Copy 할 수 없도록.

4. 확실한 마니아층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리서 Taco 왕이 될 가능성은? 질문에 저의 답은 '0.1% 정도 될 것 같았습니다. 확률이 50%라도 되려면 제가 처음 생각한 것의 최소 500배 이상의 고민, 연구, 경험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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