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번째 이야기 - 코리빙 서비스의 수혜자들 2 - 서비스 제공자
코리빙 서비스 사업을 시작한다면 당연히 몇 가지 타입의 유형, 무형적인 상품과 서비스 제공을 생각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서비스를 시작하는 목적은 각각의 개인이나 법인에 따라 모두 다를 것 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코리빙 사업을 생각하는 개인과 법인이라면 생각해 볼 수 있는 주제인 '이 사업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즉, 사업의 목적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굳이 서비스 제공자를 수혜자라고 지칭한 이유는 제가 생각하는 그들의 목적 달성이 기존의 어떠한 비즈니스로도 달성하기 어렵기 때문 입니다. 물론 코리빙의 성숙과 함께 그 달성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는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가 개인일 경우와 법인일 경우로 나누어 설명하고자 합니다. 먼저 개인일 경우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점은 새로운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매우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이러한 즐거움은 코리빙 하우스 컬처에 따라 그 크기가 크게 달라지며 이러한 컬처는 사업 초기에 만들기 나름입니다. 그리고 그 범위는 아이디어에 따라 제한이 없습니다. 물론 서비스 제공자가 코리빙에 같이 거주하면서 커뮤니티 문화를 만든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또래 집단인 이삼십 대 직장인을 구성원으로 만들 수도 있고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을 대상으로만 한정할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만 대상으로 할 수도 있고 성격이 내향적인 사람들만 같이 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런 제한 사항 없이 모두에게 열려 있을 수도 있습니다. 즉, 연령, 직업, 취미, 성격, 성별 등 차별적인 요소가 아니라면 개인적으로 차이가 날 수 있는 부분을 집중하는 커뮤니티를 생성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과의 만남에 의한 즐거움은 그 어떤 다른 방법으로는 만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구상한 커뮤니티라니 정말 매력적이지 않습니까.
이후 요소는 비즈니스적인 속성을 고려한 것입니다. 두 번째 좋은 점은 많은 사람과 함께 한다는 것을 레버리지 삼아 비즈니스의 영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것 입니다. 개인으로서도 충분히 가능 합니다. 유료로 쿠킹 아카데미 개최할 수도 있고 필라테스 강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생필품 추가 판매 등도 물론 가능합니다. 실제로 현재 모 한의원을 경영하시는 한의사께서도 코리빙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건강과 릴렉스 컨셉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이러한 전문적인 서비스로 인해 남들과 차별화되는 마케팅 요소로써 코리빙 하우스의 퀄리티도 올라가겠지만 건강상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해당 한의원을 찾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 양 사업 간의 시너지가 창출 됩니다. 꼭 전문직이 아니더라도 보통 투잡으로 코리빙 하우스를 운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시너지를 고려한다면 그 매력은 더 높아질 것 입니다.
세 번째 좋은 점은 부동산 본연의 장점 입니다. 기존의 부동산 관련 기사에 나오는 단순한 방쪼개기로 수익률을 극대화 시키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물론 그렇게 쪼개기로 인하여 수익률이 크게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그에 대한 반대 급부는 항상 존재 합니다. 원룸 사업의 수익률이 다른 부동산 보다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비용이 더 많이 들기에 최종 수익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코리빙 하우스는 기존에 월세수익을 잘 창출하는 곳 보다는 코리빙이 아니면 임대사업을 하기 어려운 지역이나 부동산 형태에 있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주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교 앞에 자녀를 모두 출가시킨 노부부의 경우 원룸으로 신축하기에는 금전적 여유가 안될 때 룸을 비워두거나 일반적인 임대로 활용하는 것 보다 코리빙으로 전환하여 소액의 리모델링 비용만으로 임대수익을 추구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청소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를 용역으로 처리 하는 것보다 직접 수행하면 본인을 고용시키는 결과와 같기 때문에 전체 수익률은 더욱 높아질 것 입니다. 이러한 새로운 활용은 공실 비율이 높은 지방 도시 등에서 좋은 대안으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이어서 법인이 사업을 할 경우를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속성상 다른 비즈니스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케이스라면 다른 조건이 열악하더라도 사업을 하는 명분이 설 것 입니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당연히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할 것이지만 대기업이거나 혹은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진 법인 이라면 아래의 경우도 꼭 고려해 보아야 합니다. 이익이 안된다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큰 이익을 창출할 수 있지만 호흡이 길고 더 정교한 전략으로 추진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는 의미 입니다.
첫 번째로 살펴 볼 목적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함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가치 입니다. 기업은 이제 돈을 잘 버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생존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CSV(Creating Shared Value)로의 전환이 필요할 때 입니다.(주1) 단순한 기부나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 이라는 CSR 개념이 아닌 사업을 통한 이익으로 지속성을 가지는 비즈니스로서의 기본 속성은 유지하되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완벽한 비즈니스 모델 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도 이제는 많이 도입이 되어 있으며 특히 SK 그룹이 잘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주2)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고 물론 국가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지만 1인 주거 시장은 단순히 국가의 해결책 만으로는 부족한 면이 많습니다. 기본 생존 조건으로만 바라보는 정부의 시각은 최저 주거기준 이하의 주거를 개선 보완하는 등 장점이 물론 많지만 주거를 통한 자아실현, 커뮤니티 기반의 주거로써 얻는 만족감 등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단점도 있습니다. 기업차원의 접근으로 이러한 갭을 줄이며 1인 세대가 원하는 주거가 공급되면 사회적 가치가 창출되고 그 진정성으로 말미암아 사업의 성공은 물론 기업의 이미지 또한 높일 수 있는 좋은 비즈니스가 될 수 있습니다.
기업이 얻을 수 있는 두 번째 가치는 브랜드 입니다. 공간이란 것은 참 미묘합니다. 우리가 위치하는 모든 곳이 공간이지만 공기처럼 그 존재를 항상 자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특별하게 마음에 드는 장소를 힘들게 찾아다니기도 하지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은 방치하기도 합니다. 이런 공간에 대한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공간이 주업이 아닌데 너무 잘해서 오히려 더 부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자의 경우는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등의 전문 직업이 있을 수 있습니다. 후자는 디저트의 맛보다 깜찍한 인테리어 때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카페처럼 개인사업자가 될 수도 있고 제가 가장 오랫동안 일했던 현대카드처럼 마케팅과 브랜딩의 한 요소로써 디자인, 특히 공간에 대한 그것을 강조함으로써 유니크함을 표출하는 법인이 될 수 도 있습니다. 십 년도 더 된 이야기이지만 현대카드를 위시로 하여 공간 자체로 비즈니스를 하지 않는 금융권들이 특별한 공간으로 많은 브랜드 가치를 얻었습니다.
물론 리테일이나 호스피탈리티 등 공간 자체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도 디자인으로 무장하여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였습니다. 그리고 코오롱처럼 커먼그라운드, 커먼타운으로 비즈니스적 성공은 물론 자칫 올드해질 수 있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젊게 만드는 마법의 물약처럼 공간 비즈니스를 행하기도 합니다. 향후 코리빙과 연관된 인더스트리는 지속 발전할 것이고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적극 소통이 필요한 법인 이라면 코리빙을 적극 고려해야만 합니다. 한화나 엘지처럼 코워킹 사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그것들은 어쩔 수 없이 유휴자산을 활용하기 위한 궁여지책 이었다면 코리빙은 사업적으로도 의미가 있으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가 가능한 몇 안 되는 영역 입니다. 충분히 타당성을 검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기업에게 매우 매력적이지만 반대로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는 영역인 고객정보 수집 입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파워풀한 아마존이 2016년에 아마존고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직원 대상으로 테스트를 시작했고 2018년도에 실제 매장을 오픈했으며 2021년까지 3000개로 늘린다고 합니다.(주3) 이 매장은 단순히 온라인을 보조하여 매출을 확대 한다거나 혹은 온라인 쇼핑을 위한 안테나 샵 등의 O4O(주4) 만을 그 목적으로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IT 기업들이 오픈 플랫폼이라는 전략 하에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과 같이 온라인 기업 아마존은 이제 오프라인에서도 고객 정보를 쓸어 담고 있습니다. 구매 정보는 물론 인종, 헤어스타일, 걸음걸이, 제스처 등 생체 정보는 물론 상품매대별 체류시간, 쇼핑하는데 걸린 망설임의 정도 등 비정형 행태 데이터까지 모두 수집합니다. 이미 집안에 위치한 알렉사(주5)를 통해 얻어진 음성인식을 통한 정보와 온라인 데이터까지 합치면 그 파괴력은 엄청납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보면 다소 기분 나쁠 수 있지만 거부할 수 없는 현실 입니다.
자, 다시 코리빙으로 돌아와 봅시다. 제가 굳이 설명 드리지 않아도 눈치 채셨으리라 생각 됩니다. 네, 맞습니다. 그 많은 오프라인 정보가 기업의 디지털 자산으로 쌓이는 황금인프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출퇴근, 외출, 특정 공간 이용/체류 시간 등 개인에 대한 데이터는 물론 온습도 정보, 전기, 수도, 가스 등 에너지 사용량, 폐기물 정보 등 기존 산업에서는 얻을 수 없는 데이터를 모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집안,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이슈가 있지만 충분한 고지와 정보제공에 대한 반대급부 등 비즈니스적으로 해결 할 수도 있고 또는 비식별 수집 등 기술적으로도 이슈를 풀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문제는 되지 않을 것 입니다.
이렇게 코리빙은 그 사업의 주체에게도 굉장한 수혜를 주는 인더스트리 입니다. 개인도 법인도 새로운 사업으로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나요?
주1) 네이버 지식백과
주2) SK, 삼성, LG가 요즘 신경쓰는 '이것', 머니투데이, 2019.4.22
주3) 무인점포 '아마존고' 2021년까지 3000개로 늘린다, 노컷뉴스, 2018.9.20
주4) 아마존고, 아직 '미래형 상점'쯤으로 보이세요?, SAMSUNG Newsroom, 2018.3.15
주5) 아마존의 알렉사 비즈니스, 티스토리 블로그 oojoo, 2018.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