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학교폭력에 신고되다

by N잡러

“아이들 처분을 원하지 않으며 아이들이 모두 학교생활 잘하길 바랄 뿐입니다.”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생활지도 교사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학교로 다시 와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6월 14일 10시 학교 상담실로 남편과 같이 다시 갔습니다. 그나마 남편이 항상 같이 가줘서 든든했습니다.

생활지도 교사는 찾아온 상대 부모에게 사실에 대해 알렸더니 다행히 부모가 이해했고 그냥 없던 일로 하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내기에 이겼던 학생의 아버지가 답답한 마음에 교육부 신문고에 사연을 올렸고 그 내용이 해당 교육청을 통해 학교로 연락이 왔다고 합니다. 예전에 이번 사건처럼 자살하고 싶다는 아이와 부모들끼리 잘 해결되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 결국 그 아이가 자살을 했답니다. 그래서 교육청에선 그냥 넘기지 말고 정식으로 학폭위를 열어서 학교가 적극적으로 해결하고자 노력했음을 남겨두어야 한다고 지침이 내려왔으니 학폭위를 열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상담실을 나서는데 신문고에 글을 올린 아버지가 우리에게 너무 미안해했습니다. 본인이 일을 더 크게 만들었다며 열리지 않을 수 있었던 학폭위가 열리게 됐다면서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속으로 그런 마음이 없진 않았습니다. 특히 아들은 그 당시 유예기간이라고 할 수 있는 1호 처분인, 부모의 관리 하에 지도 중인 상태였으니까요. 일이 커지면 가중처벌을 받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우리가 겪었을 때의 당황스러움과 걱정을 알기에, 우리 부부는 이렇게 될 줄 모르고 한 일이고 잘해보려고 한 일이니 미안해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생활지도 교사도 상대 부모도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으니 크게 문제가 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6월 20일 4시 학폭위가 열렸고 3명의 학생과 부모들이 대기했습니다. 그곳에 신고한 부모가 와서 본인들의 심정을 이야기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누가 누군지 물어보고 인사하며 아들 이름을 말하며 누군지 물어봤습니다. 아들이 나서서 본인이라고 하자 자기 아들이 우리 아들을 개인적으로 평소에 맘에 드는 친구라고 했답니다. 그 얘기를 들으니 아마 그 아이가 우리 아들이 맘에 드는 친구라 아들의 행동이 더 섭섭했나 보다 싶기도 했습니다. 그 부모는 다시 한번 본인은 처벌을 원치 않으며 자신의 아들이 다시 학교로 나오고 반 아이들과 학교생활을 잘했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역시 바라는 바라고 이야기하며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우선 신고한 부모가 먼저 들어갔다 나왔습니다. 그리곤 각각의 학생과 부모가 학폭위가 열린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우리 차례가 되어 들어가니 학교 관계자와 지난 중학교 때 아들 사건을 조사했던 관할 경찰서 형사가 있었습니다. 그 형사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데 아들에게 협박했냐고 물어보더군요. 아들은 돈 언제 줄 거냐 물어봤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랬더니 대뜸 ‘말로 위협하는 것도 협박이다, 상대가 그렇게 느끼면 협박이다.’라며 다시 확인을 했습니다. 아들은 또박또박 ‘위협하지 않았고 그냥 물어보기만 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아들은 나중에 집에 와서 너무 화가 나서 더 또박또박 이야기했다고 하더군요. 그 형사의 태도와 질문을 들으며 다시 한번 화가 났지만 그 자리에서 내가 화를 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참고, 그저 선처를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아이들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하고 나왔습니다.


그날 학폭위 결과가 바로 나오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시일이 지나고 결국 ‘조치 없음’으로 처리되었고 그에 따른 어떤 처분도 없고 사건과 관련한 기록도 남지 않는다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담임교사는 그날 형사의 질문에 자기도 화가 났다며 저에게 맘고생했다고 위로를 했습니다. 저 역시 선생님도 힘드셨을 텐데 잘 해결돼서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그 학생은 다시 학교를 나왔고 아이들과 다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반 아이들도 그 아이가 어떤 아이인지 알게 되었으니 좀 더 신경 쓴다고 하더군요. 학교 생활지도 교사와 담임교사의 대처를 잘해서 무엇보다 아이들이 상처 받지 않게 되어 너무도 다행스러웠습니다. 저 역시 아들이 가해자가 되지 않아 너무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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