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미디어 중에서 특히 유튜브의 공간은 마치 끝을 알 수 없는 우주 같다. 유튜브를 단순히 먹방을 보거나, 연예인의 가십을 보는 것으로만 이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궁금해하는 세상의 모든 일들이 유튜브 안에 있는 것 같다. 놀라운 일이다.
2005년 4월 23일에 유튜브의 공동 창립자인 자베드 카림이 동물원 코끼리를 뒷배경으로 하고 “코끼리는 코가 길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라고 말하는 19초짜리 첫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지금의 유튜브 영향력을 상상이나 했을까? 대한민국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 1위가 유튜브이다. 자료를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유튜브를 언론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시사IN이라는 매체에서는 해마다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를 한다. 작년의 경우 가장 신뢰하는 언론매체에 대해서 설문을 했더니 1위가 유튜브이다. 2위는 네이버였다. 이 설문으로 언론의 범주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을 정리해보면 유튜브가 TV, 신문의 역할을 대체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론의 역할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리는 언론을 흔히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언론의 역할과 저널리즘의 역할은 다르다.
저널리즘은 저널(journal)이라는 단어에서 파생되었다. 저널(journal)은 흔히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신문이나 잡지를 말한다. 여기에 종사하는 사람을 저널리스트(journalist)라고 한다. 저널리즘은 저널리스트(journalist)의 활동을 의미하는데, 조금 더 자세히 저널리즘(journalism)의 사전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활자나 전파를 매체로 하는 보도나 그 밖의 전달 활동, 또는 사업. 특히 시사적인 사안에 대한 보도, 논평 등을 사회에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널리즘(journalism)이라는 단어의 뜻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전달이다. 이에 비해 언론은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을 이야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말이나 사건 전달의 의미는 중요하다. 내가 들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는 보태거나 빼지 않고 있는 사실 그대로 전달해야 서로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우리는 오랜 삶의 경험을 통해서 사실 그대로의 전달이 얼마나 중요한지 안다. 그 중심에는 사실 그대로 전달하는 사람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개인에서 집단으로 영역을 넓혀보면 전달의 무게가 훨씬 무거워진다. 그래서 저널리즘(journalism)(이하 언론이라고 칭한다.)에서의 원칙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원칙은 언론인과 시민 모두에게 적용된다. 우선, 언론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은 사실 그대로 진실만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반드시 검증을 거쳐야 하며, 검증을 거친 내용을 기사화하려고 할 때 언론인은 양심에 따라야 한다. 또한 언론인은 권력의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정치, 경제의 권력자 편에 서서 시민의 눈을 가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반면 시민의 입장에서는 언론인이 양심을 따를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 중요하겠다. 코로나 시대에 들어서면서 시민 스스로가 뉴스 생산소비자(프로슈머)가 되는 상황에서 시민도 언론만큼 권리와 책임을 가져야 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유튜브 내에서 가장 많은 소비가 이루어지는 카테고리가 뉴스/시사 영역이다. 이 현상을 보면 유튜브 저널리즘이라는 단어의 생성이 잘 이해가 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유튜브 추천 알고리즘과 저널리즘'에 대한 연구논문에 실려 있는 자료이다. (2019년 오세욱, 송해협, 유은, 현일성 공동연구)
그렇다면 유튜브는 우리가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저널리즘의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를 살펴보면 긍정적으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유튜브에는 정말 많은 시사 유튜브 채널이 있다. 그 모든 채널을 다 시청해 볼 수 없지만 그래도 유명하다고 하는 채널들을 시청해보면 우리가 앞에서 다루었던 저널리즘으로서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보통 기존의 뉴스를 유튜버의 시선으로 재해석해서 방송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 채널 이름에 시사, 뉴스라고 하는 단어가 들어가기 때문에 정확한 내용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자칫 사실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성이 있어 보였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 스스로가 속는 줄 모른다. 혹은 개인의 의견에 자신의 이념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안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아직은 대부분의 시사 유튜버들이 이런 책임감을 갖지 못해, 탐사보도를 해서 방송하던 저널리스트들의 역할이 가짜 뉴스를 판별하는 역할로 바뀌었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 그래서 유튜버들은 저널리즘의 원칙을 지켜야 할 책임감을 무겁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