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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잡러 Oct 16. 2023

9. 편집인으로 공저 자비 출판하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 유튜브 관련해서 교육을 받고 미디어협회 교육센터장을 맡으며 2021년 1월 한 달간 <문화로 크리에이터>란 이름으로 각기 다른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이 참여한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으로 진행했어요. 2월 프로그램이 끝나고 강의했던 20명의 강사들에게 공저출판에 대한 의향을 물었고 그렇게 9명이 모였어요. 그중 책을 출판해본 경험이 있는 저와 다른 한 강사가 한 팀씩 맡아 팀장으로 꼭지글을 봐주고 각자 다섯 개의 글을 완성할 수 있도록 했어요. 투고나 기획출판을 하기엔 시간도 부족하고 글의 완성도도 알 수가 없어 50권을 자비출판하기로 했어요. 개인이 다섯 권을 나눠 갖고 다섯 권은 협회에 기증하기로 했죠.     

 

 출판사를 소개받고 출판사에서 교정교열과 윤문은 하지 않으니 저자들이 직접 해야 했어요. 매주 수요일에 글을 한 개씩 써오면 모여 글을 피드백하고 그렇게 5주 만에 아홉 명의 글, 45개의 글이 모였어요. 매주 모이기 전에 팀장은 팀원이 쓴 글을 먼저 보고 모임에서 합평을 했어요. 초고를 쓸 땐 맞춤법은 신경 쓰지 말고 내용 위주로만 쓰라고 했기에 처음 글을 써보는 강사들은 어렵다고 했지만 대부분 기한을 넘기지는 않았어요. 다른 사람의 글을 봐준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라는 걸 알았어요. 혹시라도 상처받을까 조심스러웠어요. 저 역시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받아보지 못해서 피드백이라고는 하지만 고칠 부분을 이야기한다는 것 자체가 글이 별로라는 뜻이니까요. 그런데 돌려 이야기하면 잘 못 알아듣거나 수정을 안 하기도 했어요. 분명 이렇게 고쳐주세요 라고 했는데 수정했다고 보내온 글은 오히려 좋은 내용이라고 한 건 수정하고 고치라고 한 것 그대로 둔 공저자도 있었어요. 마지막 초고 마감날짜를 지키지 않았던 공저자는 제가 있는 곳으로 찾아와서 피드백을 받았는데 제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아 애를 먹기도 했어요.     


 프롤로그는 제가 쓰고 에필로그는 또 다른 팀장이 썼어요. 저는 <문화로 읽다, 통합독서와 미디어 리터러시로 본 문화>로 1. 모든 위기는 또 다른 기회다 2. 읽다는 것은? 3. 매체 세대 아이들을 위한 통합독서 4. 가짜뉴스는 진짜 뉴스보다 6배 빠르다 5. 성인의 실질 문맹율이 낮은 이유로 구성했어요. 그렇게 초고가 나오고 취합을 해서 교정교열 등 편집을 제가 맡았어요. 맞춤법, 띄어쓰기, 비문 등을 고치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냈어요.      


 5월 출판사에서 내지와 표지 디자인을 끝내고 시안을 받았어요. 내지 디자인 비용와 올컬러 인쇄로 비용이 책정되었는데 무료 표지가 내키지 않아 공저자들과 의논해서 돈이 들더라도 유료 표지로 하기로 했어요. 처음 시작할 때 개인이 일정 금액을 내고 했기에 비용은 초과되지 않았어요. 최종 내지를 pdf 파일로 받고 저자 교정본으로 확인을 했어요. 보통 이걸 책을 앉힌다라고 해요. 표지까지 모두 결정되고 6월에 50권이 인쇄되어 받았어요. 공저자들과 5권씩 나눠 가졌어요.     


 시중에 판매하려면 할 수도 있었지만 저를 포함 원치 않는 공저자들이 있어 소장용으로 그쳤어요. 저는 그 내용 중에 일부는 미디어리터러시 책 내용으로 확장시키고 또 일부는 통합독서의 원고로 사용하려고 계획 중이었거든요. 2022년 7월 [이것만 알면 당신도 미디어리터러시 지도사]로 디지털미디어리터러시 지도사 민간자격과정 교재로 출판했고 통합독서는 2023년 초에 초고를 완료하고 2023년 출간할 예정이에요.


 자비출판은 이렇게 원고를 쓰고 그 외의 비용을 저자가 지불하는 방식이에요. 최소 부수가 정해져 있어요. 원고까지 대필해서 출간하는 경우도 있죠. 자비출판 중에는 인세가 없는 경우도 있어요. 보통 인세는 책 가격의 6~10% 정도인데 인세가 없으면 책이 아무리 많이 팔려도 저자가 받는 것이 없는 거죠. 출판사에서 편집에서부터 시중에 배포하는 것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플러스가 되는 기준이 1,000권쯤 돼요. 그래서 팔리지 않을 책은 출판하지 않는 거죠. 중소형의 작은 출판사가 1쇄를 500권으로 하는 이유도 여기 있어요. 1,000권을 인쇄했는데 다 나가지 않으면 재고가 되고 결국 폐기 처분해야 하거든요. 1,000권 기준 1쇄에서 그치는 책들이 많아요. 2쇄가 되었다면 그래도 팔렸다는 거에요. 물론 1쇄가 500권에서 3,000권인 책도 있으니 몇쇄인 것으로 알 수는 없죠. 저의 단독 책도 1쇄를 3,000권 출판했고 아직 1쇄도 다 팔리지 않았어요. 분기별로 판매현황을 알려주는데 아직 2,000권이 안 나갔다고 하네요.     


 자비출판을 하면 좋은 점은 출판사 거절을 받을 일이 없다는 것과 저자가 쓰고 싶은 내용을 다 쓸 수 있다는 거에요. 반면 단점은 글에 대해 출판사 편집장의 의견을 들을 수 없다는 거죠. 전문가의 조언이 중요하거든요. 내 글이 어떤지 객관적으로 말해주는 걸 들어야 글이 좋아져요. 그래서 초보 작가라면 출판사에 투고해서 글에 대해 평가도 받고 거절도 당해보면서 내 글의 문제점과 보완할 점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자비출판이나 자가출판으로 시작하면 계속 그렇게 출판하게 돼요.     


 다음은 공저 책을 기획하는 것에서부터 투고하고 출판하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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