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대표님, 우리 한강 어싱해요.” 스마트에듀빌더 소속 간호사 출신 강사이신 선생님과 통화하다 갑자기 제안을 받았어요. 지금 한강 맨발 걷기하고 있다면서요.
여러분은 어싱(earthing) 해보셨나요? 땅과 접촉해서 걷는 걸 어싱이라고 하는데 특히 맨발로 걷는 걸 말해요. 요즘 유행하고 있지만 10여 년 전에도 유행이어서 맨발 걷기를 위한 전용 걷기 장소로 공원에 자갈을 깔아놓기도 했어요. 저는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따로 운동하기보다 많이 걷자는 생각에 되도록 가까운 거리는 걸어요. 대면 강의를 하는 요즘은 만보 걷기가 어렵지 않더라고요. 바빠진 9월부터 필라테스를 못하면서 그나마 걷기를 하니 다행이다 싶지만 부족하긴 하죠.
10월 초에 그나마 좀 시간이 되어 약속을 잡았어요. 한강에서 가까운 아파트에 사는 분이라 10시에 만나기로 하고 제가 갔어요. 날씨도 너무 좋아서 걷기에 제격이었어요. 선생님은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가방에 저를 위한 물과 모자까지 챙겨왔어요. 본인이 걷는 코스가 있다며 안내 했는데, 가는 도중에 나무 열매도 보고 거북인지 자라인지 일광욕하는 모습도 봤어요. “난 그렇게 오래 여기를 다녔는데 다 처음 봐요.”라며 발견하는 저를 신기해하더군요. “제가 눈이 좋은가 봐요.”하며 첫 시작 장소에 도착했어요.
신발과 양말을 벗어 한곳에 두고 걷기 시작했어요. 그곳은 이미 걷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고 곳곳에 벗어놓은 신발이 보였어요. 나무 사이에 흙으로 된 길이 이미 길이 나 있었어요. 어느 곳은 부드러운 흙이, 어느 곳은 좀 촉촉한 흙이, 또 어느 곳은 돌이 섞인 곳도 있었어요. 나무 사이라 햇빛도 차단되고 바람이 불면서 촉촉한 흙은 시원해서 좋고 부드러운 흙은 발을 기분 좋게 감싸주는 느낌이었어요. 돌이 섞인 길은 아프면서도 걸을 만했어요. 정해놓은 왕복 6번을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마지막엔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며 좀 쉬었어요.
신발을 벗어둔 곳에 도착하니 얌전히 저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신발과 양말을 들고 수돗가로 향했어요. 사람들이 발을 씻고 물을 마실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발바닥을 씻고 수건으로 발을 닦고 있는데 “여기 이런 것도 있네요. 병원에 가기 전에 시간이 남아서 좀 걸었어요. 오늘 결과 보러 가는데 수치 좋아졌을 거예요.”라며 옆에서 발을 닦는 분이 계셨어요. “얼마나 하셨어요?” 물으니 “1년 넘었어요. 얼마나 되셨어요?” 저에게 묻길래 “오늘 처음이에요. 저기 간호사 선생님이신데 저를 입문시키신 거예요.” 대답했어요.
두 분은 어싱의 장점을 이야기하며 좋은 결과 있을 거라며 인사를 나누고 헤어졌어요. 전 옆에서 감탄을 하며 들었어요. 어싱 선배님은 첫 날이라 발도 아프고 힘들거라고 했어요. 발바닥은 좀 얼얼했어요. 그날 13만보 이상을 걸었어요. 제가 간수치가 높은 걸 아시기에 집 근처 찾아보고 꼭 꾸준히 걸으라고 했어요. 당신도 6개월 이상 걸었더니 수치도 좋아지고 밤에 잘 잔다고 주변 지인들을 많이 동참하게 했다고 했어요.
운동은 원래 당일보다 다음 날 더 아프기 마련이라 다음 날이 되니 그래도 평소 걷기를 해서인지 발보다 허박지가 좀 당기더군요. 계속해야겠다 마음을 먹었지만 다음 주는 일주일 강의가 11개가 잡혀있어 실천할 시간이 없었어요. 물론 핑계에 불과할 수도 있겠지만 일정을 소화하며 어싱까지 하다간 오히려 무리할 것 같아 강의만이라도 잘 끝내자 했죠. 이제 좀 한가해졌는데 날씨가 갑자기 쌀쌀해졌네요. 제가 또 추위에 약해서... 이래저래 핑계 같지만 최대한 짬을 내서 근력운동, 스트레칭을 하고 있어요. 기회가 되는 대로 어싱도 도전하려고요.
참, 발에 상처가 있거나 질환이 있으신 분이나 통증이 너무 심하면 하시면 안되는 거 아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