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 명령 안 받으면 어떻게 돼요?

“되도록 빠른 시일 내에 받으세요. 시간이 지나면 안 받고 싶어 지고 그러다 안 받으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요.”     

 소년법에 의한 심리를 받고 나면 처분이 나옵니다. 1호부터 10호까지이며 중복 부과될 수 있습니다. 아들도 1호 6개월간 부모의 위탁 하에 있으면서, 3호로 사회봉사 40시간의 조치를 받았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은 법무부 관할 보호관찰소에 10일 이내에 가서 정해진 날짜를 받습니다. 보호관찰소 담당자가 빨리 받기를 권하더군요. 혹여 시간이 지나면 아이들이 받지 않으려 할 수도 있는데 그러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은 1988년 소년법에 보호관찰 제도와 더불어 사회봉사 명령이 도입되었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소년범 가운데 절반이 사회봉사명령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도중에 제재조치를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관찰소 담당자가 우려한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은 재범방지, 사회복귀 등을 목적으로 범죄자를 보수 없이 일정한 기간 동안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소년법의 사회봉사명령은 200시간의 범위 내에서, 14세 이상에 한해 가능합니다. 그 기간이 정해지며 관할 보호관찰관이 집행을 담당하는 바, 장애인 및 노인시설, 농촌지원, 재난복구 등의 봉사활동을 하게 됩니다. 사회봉사명령을 받은 사람은 보호관찰관의 집행에 관한 지시에 따르고, 주거를 이전하거나 1개월 이상 국내외 여행을 할 때에는 미리 보호관찰관에게 신고해야 하는 등 준수사항을 잘 지켜야 하며(보호관찰 등에 관한 법률 제62조 제2항) 준수사항이나 명령을 위반하고 그 정도가 무거운 때에는 집행유예의 선고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형법 제64조 제2항).

 사회봉사를 하기 전에 해당 보호관찰소에서 개시교육도 받아야 합니다. 아들은 벌로써 받는 것이니 학교에 알리고 학기 중에 받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부모님은 학교에 알리는 것을 꺼려해서 방학 때 받을 수 있도록 담당자에게 부탁을 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 일주일 40시간 동안 사회봉사를 했습니다. 소년범이기에 미성년자만 모여서 봉사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성인과 같이 봉사했다고 했습니다. 장애인 시설에서 쇼핑백 접기가 아들이 받은 사회봉사였습니다. 그곳에서 만난 어른들에 대해 이야기도 했습니다.      

 노동을 하되 노동에 대한 대가를 받지 않고 봉사하는 것이 사회봉사입니다. 그런데 조금 의문이 들었습니다. 사회봉사가 아이들의 재범 방지에 효과는 있는 것인지 말입니다. 자신이 한 행동과는 별개의 봉사를 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아들이 사회봉사를 하고 와서 쇼핑백 접기를 일주일 했더니 정말 빠르게 잘 접는다는 말을 들어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보였습니다. 성인과 같이 봉사를 하며 나눴다는 이야기도 사실 우려가 됐습니다. 사회봉사와 관련해서도 좀 더 고민을 해서 정했으면 합니다. 폭력으로 소년재판을 받은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어떤 잘못인지 그것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책임을 질 수 있는 곳에서 사회봉사를 하는 것이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단순히 시간만을 채우면 끝나는,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되지 않으니 50퍼센트나 이행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이행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당하니 이행하라고 하는 것은 처벌의 차원으로만 느껴집니다.     

 잘못을 하면 학교에서는 선도나 학폭위가 열리고 처벌로 행위와는 별개인 교내봉사, 교육, 사회봉사들을 받습니다. 교내봉사도 학교 내 청소가 대부분입니다. 지금의 시스템은 가해자들에게 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앞으로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 못합니다. 학폭 책임교사도 “교내봉사는 뭐를 시켜야 할까요?” 물어옵니다. 교내 청소 말고 딱히 시킬 것을 찾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학교 생활규칙을 어겨 벌점이 많아서 받는 처벌과 같은 교내 청소를 한다며 그것이 무슨 처분이냐며 화를 냅니다.

자신의 행동에 적합한,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으로 해야만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